업계 “배당환원 부분은 긍정적, 불확실성 확산은 우려”
현대자동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주주총회를 한 달 여 앞두고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본격적인 행동에 나섰다.
23일 저녁 엘리엇은 ‘현대 가속화(Accelerate Hyundai) 제안서’를 통해 “현대차가 제시한 개편안에서 합리적인 경영상 이유와 소액주주에 돌아갈 이익이 분명하지 않다”며 “지금의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는 것만으로 기업경영구조가 개선됐다고 하기에는 역부족이다”고 밝혔다.
우선 엘리엇은 모비스와 현대차를 합병할 것을 제안했다. 이번 지배구조 개편이 현금자산을 보유한 수익성 높은 사업부문을 불명확한 평가방식에 의해 분할 후 글로비스에 합병함으로써 주주들에게 상당한 세금 부담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또 △모비스 및 현대차 대차대조표 상의 과다 잉여금 감소 △현재와 미래의 모든 자사주를 소각 △기아자동차가 보유한 현대모비스 또는 현대글로비스 주식에 대한 적정가치 검토 △배당지급률을 순이익 기준 40%에서 50% 사이 수준으로 개선 △다국적 회사 경험이 풍부한 사외이사 세 명을 추가로 선임할 것도 포함돼 있다.
현대차그룹이 합병안을 수용할 가능성은 낮다. 모비스와 현대차가 합병해 버리면 기아차가 보유한 모비스 지분 약 4조원과 모비스가 보유한 6조5000억원 규모 현대차 지분도 정리해야 한다. 엘리엇 제안대로 자사주를 소각할 경우, 4조원만 들이면 되는 작업에 10조원 이상이 투입해야 돼 지분 확보를 위한 필요 자금도 급증하고 지배력의 상당 부분을 잃기 때문이다.
엘리엇의 제안에 대해 업계에서는 주주배당환원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한편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 불확실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엘리엇이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대규모 주주환원을 요구하고 현대모비스의 분할 합병 비율에 대한 반대를 표명했기 때문에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 등 주요 3사 주가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은 금융계열사 분리 이슈, 대규모 M&A 필요성 등으로 지주사 체제를 채택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며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지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엘리엇은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에 각각 최소 1.5%씩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공개됐다”며 “엘리엇 단독으로 영향력이 크지 않아 현대모비스의 분할, 현대글로비스 합병안이 무산될지를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