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유니클로·아사히 논란에 ‘사회가치창출’ 카드 꺼낸다
롯데, 유니클로·아사히 논란에 ‘사회가치창출’ 카드 꺼낸다
  • 김소희 기자
  • 승인 2019.07.23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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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구조 등에 ‘일본기업’ 논란…기업이미지 제고 안간힘
롯데가 '일본 제품 불매운동' 불똥이 튈까 노심초사하고 있는 가운데, 사회가치창출을 통한 기업이미지 제고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사진=롯데지주)
롯데가 '일본 제품 불매운동' 불똥이 튈까 노심초사하고 있는 가운데, 사회가치창출을 통한 기업이미지 제고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사진=롯데지주 홈페이지)

롯데가 수익추구에서 벗어나 사회가치창출에 방점을 찍을 전망이다.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확산·심화하는 가운데 롯데가 ‘일본기업’이란 이미지를 탈피하려는 움직임에 소비자의 이목을 집중시킬 것이란 풀이가 나온다. 롯데는 유니클로와 아사히맥주 등 불매 리스트 상당수를 국내에 유통·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관련 업계와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는 약 한 달째 이어지는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불똥이 튀지 않을까 노심초사다.

롯데는 지난 11일 ‘일본 제품 불매운동’ 폄하 논란으로 타깃이 된 유니클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한 카드사의 집계 결과, 유니클로의 최근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가량 감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도 그럴 것이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FRL코리아는 롯데쇼핑이 49%, 유니클로 본사인 패스트리테일링이 51%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또 신동빈 회장과 황각규 부회장이 FRL코리아의 기타 비상무이사직을 맡고 있다.

황각규 부회장은 지난 17일에 열린 하반기 롯데 사장단회의(VCM) 후 “오해가 있었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아사히맥주의 사정은 더욱 여의치 않다. 한 대형마트의 분석 결과, 일본맥주의 매출은 7월 첫째 주 24%, 둘째 주 36% 등의 감소폭을 보였다. 이 가운데 아사히맥주는 올해 상반기 매출 순위 2위에서 7월에 6위로 내려앉았다.

아사히맥주의 수입·판매사는 롯데칠성음료와 아사히그룹홀딩스가 50%씩 지분을 나눈 합작회사인 롯데아사히주류다. 때문에 아사히맥주의 매출급락이 이어진다면 롯데 또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호텔롯데 지분의 98%가량이 일본자본이라는 점이 문제가 되고 있다. 실제 호텔롯데는 최대주주가 일본 롯데홀딩스(19.07%)며 2·3대 주주도 각각 L제4투자회사(15.63%)와 L제9투자회사(10.41%) 등 일본 투자회사다.

업계 안팎에서는 롯데가 ‘일본 제품 불매운동’을 계기로 지속되는 ‘일본기업 논란’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회가치창출에 무게를 둘 것이란 관측을 제기하고 있다.

업계에 정통한 관계자는 “일본 수출규제로 기업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인식이 대두했다”며 “롯데 회장주관 회의는 사회적 가치창출에 힘을 준 것이고, 앞으로 기업이미지 제고를 위해서도 수익추구보다는 사회가치창출에 주안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번 불매운동으로 롯데 역시 어느 정도 피해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물론 롯데에 대한 불매운동 움직임이 아직 크지 않아 적극적으로 해결에 나서기보다는 상황을 지켜볼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롯데는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일본기업 꼬리표를 뗄 수 있겠지만, 지금 상황에서 굳이 일본과의 관계를 부각시킬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ksh33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