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을 불과 5개월 여 앞두고 여야가 총선 대비 체제로 일제히 전환한 가운데, 진두지휘해야 할 각 당 대표들이 잇단 논란으로 곤혹을 치르는 모양새다.
우선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지명부터 자진사퇴까지 약 2달 동안 관련 상황 대처에 미흡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또 이철희·표창원 두 초선 의원의 내년 총선 불출마 선언을 고리로 쇄신론이 터져나온 상태다.
이에 이 대표가 정례 기자간담회를 약 일주일 앞당겨 대국민 사과메시지를 냈지만 조 전 장관이 사퇴한지 보름만에 이뤄지면서 늦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친문(문재인) 지지층을 중심으로 언급되는 사퇴 요구에 대해 "권리 당원이 70만명 가까이 되는 데 게시판에 들어와서 사퇴요구하고 비판하는 사람은 다 합쳐서 2000명"이라고 평가절하한 것을 두고 반발이 나오기도 했다.
이 대표의 발언 이후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에는 이 대표의 기자간담회 이후 사퇴를 요구하는 2000여개의 글이 잇따라 올라오기도 했다.
이 대표는 4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지난 가을 여러 가지로 어려운 일을 겪었다"면서 "소통을 많이 해 가며 당을 역동적이며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도 '리더십 논란'에 맞딱뜨렸다.
황 대표는 최근 '공관병 갑질 논란'을 일으켰던 박찬주 전(前) 육군대장(제2작전사령관)을 1차 인재영입 명단에 포함했다가 당내 반발이 거세자 한발 물러섰다.
한국당 최고위원들은 박 전 대장 영입 사실이 알려지자 조경태 최고위원이 '박찬주 반대'로 뜻을 모았다고 브리핑을 통해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었다.
당대표와 최고위원 간 충돌을 보여준 셈이다.
기존 인재풀 안에 있던 이자스민 전 의원까지 정의당으로 입당하면서 황 대표에 대한 당내 불만의 목소리가 크다고 한다.
그러나 황 대표는 논란이 된 박 전 대장 영입과 관련해 강행할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는 이날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보류된 박 전 대장을 포함시켜 (이번 주 2차 인재영입 때) 발표할 것이냐'는 질문에 "좋은 인재들을 더 폭넓게 모시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박 전 대장도 이날 여의도 63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황 대표가 '이번이 끝이 아니라 또 있으니 기다려보자. 상처받지 말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제 3당인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의 사정 역시 이와 다르지 않다.
그는 지난 4월 재보궐선거 참패이후 비당권파로부터 끊임없는 사퇴압박을 받고 있다.
유승민계와 안철수계 의원들은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을 구성했고, 탈당을 코앞에 두고 있다.
여기에 자신이 지명한 문병호 최고위원까지 탈당하면서 매우 어려운 처지에 놓여있다. 이날 김관영 전 원내대표를 최고위원에 임명하며 분위기 반전을 시도하고 있지만 미지수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대안신당(가칭) 의원들의 탈당으로 현역 의원 14명의 당이 4명으로 3분의 1토막났다.
정의당 역시 '조국 사태'에서 민심을 반영한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는 지적을 피하지 못했다.
심 대표는 지난달 31일 비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지난 두 달 동안 제 평생 처음으로 많은 국민의 질책을 받았다"고 실토하기도 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동시 다발적으로 대표들에 대한 리더십 논란이 나오는 이례적인 상황"이라며 "그러나 총선을 불과 5개월을 앞두고 있는 만큼 교체 등의 조치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