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출입은행(이하 수은)이 국내 중소·중견기업 수출자금 회수기간을 줄이기 위해 '디지털 공급망금융'으로 수출채권 매입에 나선다.
디지털 공급망금융이란 글로벌 공급망 연계시스템(Supply Chain Management)을 통해 서류 없이 수출채권을 매입하는 것을 뜻한다.
은행이 거래 당사자와 운송 회사가 이용하는 디지털 플랫폼에서 고객 서류를 보내거나 받지 않아도 실물 거래를 확인한 뒤 운전 자금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수은 국내 기업이 미국 의류기업 'The Gap(더 갭)'과 의류 수출거래에서 발행하는 수출채권을 도이치뱅크(Deutsche Bank)가 사들이면, 이를 다시 도이치뱅크에서 인수하는 방식으로 회전 한도 3000만달러(한화 약 344억원) 규모의 디지털 공급만 금융을 지원했다.
이를 통해 수은은 도이치뱅크가 수출채권 매입 시 한국기업에 할인율을 인하하도록 해 사들여 우리기업이 부담을 덜어준다. 또, 도이치뱅크로서는 수출 채권을 수은에 팔면서 채권 회수에 따른 리스크를 조기에 해소할 수 있다.
수은이 이런 방식으로 수출채권을 매입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수은은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되면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국내 중소·중견기업에게 수출채권 매입을 통해 추가 유동성을 공급하고 할인료 절감의 혜택을 준다는 방침이다.
수은 관계자는 "디지털 공급망금융이 우리 수출기업과 수입기업, 금융기관의 상생협력모델로 우리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시킬 것"이라며 "기업의 실물서류 제출없이 공급망 플랫폼에서 증빙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만큼 신속한 비대면 업무처리가 가능해 효율성과 거래투명성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데이비드 린(David Lynne) 도이치뱅크 아태지역 총괄은 "공적수출신용기관(ECA)인 수은과 최초로 디지털 공급망금융을 추진하는 것으로, 이번 거래는 글로벌 공급망을 강화시킬 수 있는 획기적인 사례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