힌남노 할퀸 후…산업계 생산‧출하 중단, 피해 막심
힌남노 할퀸 후…산업계 생산‧출하 중단, 피해 막심
  • 박성은·김소희·윤경진·이성은·최지원 기자
  • 승인 2022.09.07 13: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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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 침수·화재, 곳곳서 공장 스톱…재가동 고민중
중기- 추석대목 전통시장 암울…피해복구·지원 총력
농업- 여의도 18배 피해…농작물 썩는 2차피해 우려
힌남노로 포스코 포항제철소 안이 침수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힌남노로 포스코 포항제철소 안이 침수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역대급 태풍 '힌남노'가 산업계 전체를 강타했다. 포스코, 현대제철 등 철강 핵심 인프라는 가동이 중단됐고 항공업계는 무더기 결항됐다. 추수를 앞둔 농작물은 서울 여의도 면적의 18배에 가까울 정도로 피해가 막심했다. 

7일 산업계에 따르면, 힌남노가 한반도 남부를 할퀴고 가면서 철강·항공·유통·농업 등 산업 전반에서 피해가 속출했다. 

철강업계는 포스코와 현대제철 포항공장 시설이 침수·화재 피해를 입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 내 스테인리스스틸(STS) 2제강공장과 2열연공장에서 화재가 동시 발생했다. 포항제철소는 즉각 제품 생산과 출하를 일시 중단했다. 포스코는 정전으로 인한 2차 피해 방지를 위해 부생가스 방산 등 긴급 조치를 시행했다. 하지만 포항제철소 인근 하천이 범람하면서 제철소 상당 지역이 침수됐다. 

현대제철 포항공장 또한 침수 피해로 가동을 중단했다. 생산중단 분야의 매출은 최근 매출액의 10%에 해당된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다만 인천과 당진공장의 재고·가동률 증대를 통해 매출손실 영향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현대제철은 추후 공장 재가동 확정시점을 검토하고 생산재개 일자를 공시한다.

항공·자동차업계는 공장 근로자 출근 지연, 결항 등의 선제 조치로 태풍 힌남노 피해를 최소화했다. 항공업계는 6일 출발편 기준 총 251편의 항공편 운항 계획을 사전에 취소했다. 대한항공은 5일 70편, 6일 31편을 결항시켰다. 에어부산은 태풍 피해를 대비해 항공기 9대를 김해공항에서 인천·김포공항으로 분산·대피시켰다.

지난 5일 오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국내선 청사에 에어부산이 내걸은 결항 안내문. [사진=연합뉴스]
지난 5일 오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국내선 청사에 에어부산이 내걸은 결항 안내문. [사진=연합뉴스]

자동차업계는 공장 근무자들의 출근 지연과 공장 멈춤 등으로 피해를 예방했다. 현대차 울산공장은 6일 1직(오전조) 출근시간을 기존 오전 6시45분에서 오전 11시30분으로 늦췄다. 수출 선적 부두와 저지대에 있는 생산차 5000여대를 안전지대로 대피시키기도 했다. 르노차 부산공장에서는 5일 야간조 근무자들이 평소보다 2시간 조기 퇴근했다. 6일에는 주간조 근무 시간인 오전 7시부터 오후 3시45분까지 공장 가동이 멈췄다. 항공·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선제 조치로 손실 피해를 최소화 시킬 수 있었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추석 대목을 맞이하려던 전통시장 피해도 컸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침수 피해를 입은 전국 22개 전통시장, 총 1562여개 점포를 대상으로 복구 작업에 나섰다. 22개 시장 가운데 두호·오천·양학·죽도시장 등 경북 포항 소재 시장 11개가 피해를 입었다. 이중 구룡포시장, 오천시장 피해가 컸다. 경북 경주에서는 중앙시장과 불국사 상가시장 등에서 침수 피해가 났다. 이외 부산, 경남, 울산, 광주, 전남에서도 전통시장과 상점가 일부에서 침수와 시설 파손 등이 발생했다.

중기부는 지방자치단체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지역센터, 전통시장 상인회 등과 합동대응반을 구성해 피해 상황을 지속적해서 살피고 현장 대응팀을 구성해 피해복구와 지원이 신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조치 중이다. 이영 중기부 장관은 “집중호우 이후 태풍으로 시설물 안전 상태가 취약할 수 있다”며 “지방청장들은 모두 현장으로 나가 직접 피해 상황을 확인하고 피해가 완전히 복구될 때까지 상황실 운영을 유지해 달라”고 밝혔다.

힌남노 피해를 입은 포항 구룡포시장에 침수된 집기류들이 쌓여있다. [사진=연합뉴스]
힌남노 피해를 입은 포항 구룡포시장에 침수된 집기류들이 쌓여있다. [사진=연합뉴스]
힌남노로 전남 진도군 소재 한 대파밭이 쓰러져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힌남노로 전남 진도군 소재 한 대파밭이 쓰러져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농작물은 힌남노에 직격탄을 맞았다. 7일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농작물 피해규모는 약 5131헥타르(㏊)다. 서울 여의도 면적(2.9㎢)의 18배 가까운 수치다. 곡창·과수지대인 경상도와 전라북도, 제주도를 중심으로 피해가 컸다. 전체 피해의 절반가량이 침수(2442㏊)다. 이어 도복(벼 쓰러짐) 1403㏊, 낙과(과일 떨어짐) 1286㏊ 규모다.

특히 추수를 앞둔 벼와 채소 피해가 집중됐다. 침수나 도복된 벼를 제때 바로 세워주지 않으면 수확하기 힘들다. 침수된 채소는 뿌리 생육이 힘들어 농사를 포기할 수밖에 없다. 복구 작업이 늦춰질수록 피해 농작물이 썩는 2차 피해도 우려된다. 

정황근 농식품부 장관은 행정력을 총동원한 응급복구 조치를 지시했다. 우선 농협과 협의해 재해보험금을 신속히 지급하고, 피해조사 결과에 맞춰 대파대(타작목 파종비용), 농약대(방제비용) 등 피해복구비를 지원할 계획이다. 

유통업계에서는 부산·제주·경남 소재 점포 피해가 막심했다. 가장 피해가 큰 곳은 이마트 포항점이다. 점포 일부가 침수되면서 현재 영업이 중단된 상태다. 이마트는 피해상황 파악과 함께 복구 작업을 진행 중이며 완료되는 대로 문을 열 계획이다.

편의점 CU는 60여곳, GS25는 한강공원 4개 점포 포함 32곳, 세븐일레븐은 30곳, 이마트24는 14곳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각 점포들은 본사 차원에서 배수·통신장애 복구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피해 부분은 재산종합보험으로 지원될 예정이다.

parkse@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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