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회장 권오갑 유력…정관변경 탄력받을 전망
내년 아시안컵 호성적시 범현대가 이어질 듯
대한축구협회장인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기사회생 했다. 협회장 임기 내 마지막 월드컵에서 대한민국이 16강에 진출했기 때문이다. 이로써 한국 축구에 뿌리 내린 범현대가의 명맥 유지가 다시 가능해졌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대한민국의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로 마지막 협회장 임기에서 마침내 성과를 남겼다.
특히 정 회장은 이번 16강전에서 브라질을 만나 패배하더라도 끝까지 노력했다는 평을 받을 전망이다.
앞서 정 회장은 지난 2013년 협회장 취임 이후 2연임을 하며 월드컵 무대에서 16강에 한 번도 진출하지 못하는 등 특별한 성과를 남기지 못했다. 오히려 2022 동아시안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대회 등 축구협회의 부실 행정으로 많은 비판을 받았다. 이번 월드컵에서도 가나전 이후 16강 진출 가능성이 낮아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16강 진출로 범현대가의 축구계 명맥을 이을 수 있게 됐다. 앞서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은 1993~2005년 축구협회장을 지내며 범현대가 주축으로 축구계 저변을 넓혔다. 특히 정몽준 이사장은 ‘2002년 한·일 월드컵’ 개최 등 성과를 남겼다.
이어 2009~2013년엔 1980년대 프로축구팀 울산현대 코치·감독을 역임한 조중연 전 회장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조 회장 임기 당시에도 범현대가 주요 인사들이 협회에 남았다. 이후 정 회장이 현재까지 회장직을 2연임하며 축구협회 내 범현대가 지위를 잇고 있다.
정 회장의 임기는 오는 2025년 1월까지다. 그동안 2연임해 더 이상 연임할 수 없다. 다음 협회장으로는 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회장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권 회장은 현재 K-리그를 운영하는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를 맡고 있다. 범현대가 오너 일가는 아니지만 축구와 전혀 관련 없는 인물이 아닌 만큼 축구협회장 가능성은 있다.
유일한 걸림돌은 축구협회장 선거일 기준 만 70세 미만으로 제한 된 후보 자격이다. 권 회장은 올해 만 71세다. 정 회장은 축구협회 정관 변경으로 후보 자격을 바꿔 현대가 명맥을 유지할 가능성도 있다. 정 회장이 이번 월드컵에서 16강 진출이란 성과를 남기며 정관 변경에도 힘을 실을 수 있게 됐다.
정 회장은 내년 카타르에서 열리는 아시안컵에서도 한국대표팀이 좋은 성적을 거두면 축구계 범현대가 명맥 유지에 더욱 힘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정 회장이 2023 아시안컵 유치전에서 카타르에 밀린 점을 고려하면 호성적이 필수다. 정 회장은 부족한 외교력 때문에 아시안컵 유치전에서 밀렸다는 지적을 받았다. 아시안컵에서 호성적을 거두면 탄탄한 국가대표팀을 만들었단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럴 경우 권 회장이 협회장직을 이어가며 범현대가의 축구계 명맥을 이어갈 가능성이 더욱 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