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4%대 초반까지 낮아진 가운데, 오는 30일 출시하는 특례보금자리론 금리에 차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민의 경제 안정을 위해 마련한 특례보금자리론은 보금자리론과 마찬가지로 국고채 5년물과 주택저당증권(MBS) 금리차(스프레드) 등을 살펴 한 달마다 조정하기 때문이다.
특례보금자리론은 실수요자의 이자 부담을 낮추기 위해 시중금리보다 낮은 고정금리를 제공하는 정책금융 상품이다. 집값이 9억원 이하면 소득과 상관없이 최대 5억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중도상환수수료도 없고,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도 적용받지 않는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특례보금자리론은 은행권 주담대 금리가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예상보다 흥행이 저조할 수 있다.
최근 은행권 대출금리가 4%대까지 낮아지면서 특례보금자리론의 최대 매력 포인트였던 싼 이자가 변별력을 잃을 수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특례보금자리론의 금리는 연 4.75~5.05% 수준이다. 집값이 6억원 미만이면서 부부 합산 소득이 1억원 미만이면 0.10%포인트(p)의 우대금리 혜택도 주어진다. 또 온라인으로 전자약정과 등기 진행 시 추가 0.1%p 우대금리도 적용된다.
아울러 집값이 6억원 이하면 △혼인신고 뒤 7년이 지나지 않은 소득 7000만원 이하 신혼부부는 0.2%p △만39세 이하·소득 6000만원 이하 저소득 청년은 0.1%p, 소득 6000만원 이하인 한부모·장애인·다문화 가구와 소득 7000만원 이하 다자녀 가구는 0.4%p 추가 우대 금리 혜택이 있다.
다만 최근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가 5년 고정·혼합금리인 아파트담보대출 상품의 금리를 연 4.19~5.19%로 책정했고, 카카오뱅크 역시 연 4.252~5.253%의 주담대 상품(5년 고정·혼합금리 기준)을 내놓으면서 특례보금자리론은 매력을 잃고 있다.
실제 지난 11일 정부가 특례보금자리론 시행에 대해 발표한 뒤 카카오뱅크에서만 하루 평균 4800건의 금리·한도 조회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다 보니 차주들의 눈과 귀는 특례보금자리론 인하 여부에 쏠리고 있다.
본격적인 시행에 앞서 시중은행 금리가 떨어지는 상황을 고려해 당초 제시됐던 금리보다 낮은 수준에서 이자가 책정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서울 강동구에 사는 40대 직장인 김모 씨는 “코로나19 이전에 집을 구입해 아직 6년 넘게 이자와 원금을 상환해야 하는 상황에서 한 푼이라도 이자를 아끼려고 갈아타기를 고민 중이다”며 “특례보금자리론 연 금리가 일반 은행보다 낮아 관심을 가졌는데, 몇몇 은행에서 이보다 싼 이자로 대출을 시행한다면 굳이 특례보금자리론을 이용해야 할 필요가 없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은행 이자가 낮아지면 (특례보금자리론 금리 역시) 당초 제시된 기준을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아일보] 배태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