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B 파산 '초읽기'…국민연금, 300억원 날리나
SVB 파산 '초읽기'…국민연금, 300억원 날리나
  • 문룡식 기자
  • 승인 2023.03.13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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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말 기준 SVB 주식 10만795주…투자금 회수 불투명
한국투자공사도 2만87주·60억2000만원 투자…손실 우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국민연금은 최근 파산한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금융그룹의 주식 10만여주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SVB 파이낸셜 그룹의 지분을 10만795주 보유했다고 신고했다. 지분 가치는 지난해 말 기준 2319만6961달러로, 우리나라 돈으로 환산 시 약 300억원(13일 기준) 규모다.

SVB는 재무상태 강화를 위해 매도가능증권을 매각해 18억달러 손실을 일으켰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22억5000만달러 자금을 조달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기업들의 뱅크런(예금 대량인출) 사태로 사실상 파산했다.

SVB 금융그룹 주가는 이 여파로 지난 9일 기준 106.04달러까지 떨어진 뒤 거래가 정지됐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SVB가 사실상 파산하면서 국민연금은 투자금 회수가 불투명해졌다. 만약 SVB가 최종 파산한다면 돈을 모두 잃을 가능성이 크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공시한 2021년 말 기준 SVB 금융그룹 주식 투자 평가액은 3624억원이다. 이는 직접 운용과 위탁 운용이 모두 포함된 기금 전체 투자 규모다. SEC에 보고된 지난해 말 기준 수치는 국민연금의 직접 투자분만 포함됐고, 위탁 투자 규모는 확인되지 않았다.

국민연금 외에도 국부펀드인 한국투자공사(KIC) 역시 지난해 말 기준 SVB 주식 2만87주를 보유하고 있었다. 평가액은 지난해 말 주가 기준 462만2000달러로 우리돈 60억2000만원 규모다.

한편 정부와 금융당국은 SVB 파산 사태가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시장 변동성을 키울 가능성이 있다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m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