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시그니처뱅크, 실버케이트뱅크의 연이은 파산에 국내 증시가 떨어지면서 빚투(빚을 내 투자)했던 계좌의 반대매매 물량이 확대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최근 하루 반대매매 물량만 300억원을 넘어섰다.
반대매매는 투자자가 외상으로 산 주식(미수거래)의 결제 대금을 납입하지 못하면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로 팔아 채권을 회수하는 것을 말한다.
담보부족계좌 수도 그만큼 늘어날 것으로 풀이된다. 담보부족계좌는 투자자가 증권사로부터 신용으로 빌린 뒤에 손실을 보게 돼 증권사가 정한 담보 비율보다 보유 금액이 낮아진 계좌를 말한다.
1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반대매매 물량 규모는 지난해 9월30일(324억원) 이후 처음으로 300억원을 넘었다.
증권사들은 신용거래를 이용하는 계좌의 평가금액이 주가하락에 따라 담보유지비율(통상 140%) 아래로 내려가면 2거래일 뒤 오전에 시세보다 낮은 가격으로 강제 처분한다.
지난 14일 SVB 파산 사태로 코스피와 코스닥지수가 각각 2.56%, 3.91% 떨어지는 등을 고려하면, 앞으로 반대매매 물량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점쳐진다.
반대매매 규모와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신용융자 잔고도 늘어난 상태다.
금투협은 지난 13일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금액이 30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300억원이 넘어선 것은 지난해 9월30일(324억원) 이후 처음이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비중은 12.5%다. 단 이 통계에는 증권사에서 투자금을 빌리는 신용융자 거래에 의한 반대매매 금액은 포함되지 않는다.
이후 14일에는 반대매매 금액이 268억원으로 줄었지만 지난 2월28일(125억원)과 비교하면 2배 이상이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비중은 14일 9.0%로 지난 2월28일(6.6%)보다 컸다.
또 같은 기간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8조2634억원으로 집계됐다.
2월 중순까지 16조원대였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이달 9일 18조원대로 증가한 뒤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편 반대매매는 시세보다 낮은 가격으로 체결되기 때문에 주가 하락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