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돈맥경화-⑤] KB증권, 토큰증권 생태계 확장…동남아 공략 '분주'
[증권사 돈맥경화-⑤] KB증권, 토큰증권 생태계 확장…동남아 공략 '분주'
  • 이민섭·박정은 기자
  • 승인 2023.04.1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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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비율 안정 유지…블록체인 기반 혁신상품·서비스 추진

지난해 레고랜드 채무불이행 사태를 시작으로 증권사의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 관련 우발채무가 20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돈맥경화를 우려하는 시선이 가득하다. 정부와 금융당국, 유관기관의 노력으로 회복되는 양상이지만,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만큼 근심은 여전하다. 증권사별 건전성과 활로를 살펴봤다. <편집자 주>

KB증권은 지난해 수익성 악화를 벗어나지 못했지만 유동성비율은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부채비율은 하락했지만 상위 경쟁사 평균을 넘어섰고 순자본비율 등 재무건전성 지표는 금융당국의 기준치를 웃돌았다.

KB증권은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올해 탄소금융과 토큰증권(ST) 관련 사업 확대를 위해 고삐를 죈다. 동남아 등 이머징마켓(신흥시장)에서 증권사를 인수하는 등 해외시장 공략도 속도는 낸다는 방침이다.

◇탄소금융·토큰증권 ‘고삐’

9일 금융투자협회,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KB증권의 지난해 말 기준 유동성비율은 126.07%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01%포인트(p) 상승한 수치다.

유동성비율은 신용분석적 관점에서 가장 중요한 지표다. 기업이 보유하는 지급능력, 또는 신용능력을 판단하기 위해 사용된다. 금융당국이 증권사의 유동성비율 권고치를 100% 이상으로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안정적이다.

(사진=KB증권)
(사진=KB증권)

KB증권 유동성비율을 최근 3년까지 확대하면 지난 2019년 말 133.58%에서 2020년 118.26%로 15.32%p 하락했다. 이듬해인 2021년 125.01%(전년比 6.75%p↑), 2022년 126.07% 등으로 상승세다.

KB증권의 지난해 말 부채비율은 771.0%로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93.9%p 하락했다. 이를 최근 3년간으로 확대하면 2019년 857.8%에서 2020년 990.0%로 132.2%p 치솟았지만 △2021년 864.9%(125.1%p↓) △2022년 771.0% 등으로 2년 연속 감소세다.

KB증권의 지난해 말 부채비율은 자본 기준 상위 15개사 부채비율 평균(704.1%)을 웃돌았다.

또 다른 건전성 지표인 자기자본비율도 2019년 10.4%에서 2020년 9.2%로 1.2%p 하락했지만 △2021년 10.4%(1.2%p↑) △2022년 11.5%(1.1%p↑) 상승하며 금융사 기준치(8% 이상)를 웃돌았다.

같은 기간 순자본비율은 전년 대비 78.7%p 하락한 1077.2%로 집계됐다. 최근 3년간으로 확대하면 △2019년 1039.1% △2020년 1311.0% △2021년 1155.9% 등이다. 2년 연속 감소세지만 당국 권고치(1000% 이상)를 웃돌았다.

KB증권은 올해 글로벌 금융시장 불확실성 여파 속에서 수익성 회복을 위해 탄소금융과 토큰증권 관련 사업 확대를 위해 고삐를 죈다는 계획이다.

특히 동남아 권역 등 이머징마켓(신흥시장)에서 증권사 인수 전략을 통해 해외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IB·STO 사업 ‘두각’…“ESG·탄소경영 적극 추진”

KB증권은 최근 증권사들과 증권형 토큰발행(STO)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시장 선점을 위해 다양한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KB증권 올해 신사업은 △토큰증권관련 신규 비즈(Biz) △탄소관련 비즈다.

특히 KB증권은 이머징마켓에서 증권사 인수 전략을 통해 글로벌 성장을 확대하고 있다.

이머징마켓은 해당 국가의 경쟁력이 빠르게 성장하고 개방화가 급진전돼 자본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이다.

KB증권은 기존 베트남 합작회사 KBSV와 지난해 인수한 인도네시아 밸버리증권(KBVS)을 중심으로 전략적 사업 계획을 세우고 있다.

먼저 진출한 베트남 시장에서는 베트남 MB증권과 IB(기업금융), 채권 등 자본시장에서의 협력 강화를 골자로 한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며, 베트남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에 이름을 올리며 성장세를 인정받았다.

(사진=신아일보DB)
(사진=신아일보DB)

또 인도네시아 내 기업 상장에 공동주관사로 참여해 기업공개(IPO)를 마무리하는 등 IB(기업금융)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KB증권의 IT(정보통신) 서비스와 자본력을 기반으로 동남아를 선도하는 증권사로 거듭난다는 방침이다.

KB증권 관계자는 “본사의 WM사업과 디지털 역량을 바탕으로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영업 중심의 빠른 성장성을 확보해 가고 있다”며 “현지 자본시장의 상황에 맞는 투자은행 관련 비즈도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KB증권은 STO 사업도 선도적인 위상을 정립해 나가고 있다. KB증권은 지난해 ST 관련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ST 발행·유통 시스템을 내부에 구축해 테스트를 진행했다. 이후 올해 3월에는 ST 사업 협력체 ‘ST 오너스’를 구성했다.

이 밖에 탄소관련 비즈는 세일즈트레이딩(S&T) 부문 내에 탄소에너지금융팀을 중심으로 장내할당배출권 시장에 자기매매와 LP(liquidity provider)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LP는 시장조성자, 유동성 공급자라는 의미의 업무다.

KB증권 관계자는 “STO 사업과 관련해 다양한 사업자와 협력하며 블록체인 기반의 혁신적인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체계적인 준비와 추진을 진행하고 있다”며 “자발적탄소배출권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 가치의 확산과 탄소관련 비즈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minseob2001@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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