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 수익률이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농산물 관련주 등은 수급이 원활하지 않을 때 농산물 가치가 올라 수익률이 상승한다.
다만 최근 농산물 수급 확대로 설탕을 제외한 세계 식량 가격은 떨어지고 있다.
올여름 슈퍼 엘리뇨 현상(적도 부근 수온이 상승하는 현상)이 예고됐지만 곡물 가격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여 하반기 전망도 불확실하다.
13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농산물 ETF와 ETN 수익률은 지지부진했다.
코덱스(KODEX) 3대농수산물선물(H) ETF 수익률은 올해 초(1월2일)부터 이달 12일까지 8.92% 감소했다.
같은 기간 KODEX 콩선물(H) ETF 수익률은 -6.43%를, 타이거(TIGER) 농산물선물 Enhanced(H) ETF 수익률은 -6.35%를 기록했다.
또 메리츠 레버리지 대표 농산물 선물 ETN(H) 수익률은 -18.77%, 하나 레버리지 콩 선물 ETN(H) 수익률은 -14.05%다.
아울러 메리츠 대표 농산물 선물 ETN(H) 수익률은 -7.47%, 신한 콩 선물 ETN(H) 수익률은 –4.12%를 기록했다.
지난해 러·우 전쟁과 라니냐 현상(적도 부근 동부 태평양에서 해면 수온이 비정상적으로 낮아지는 현상)에 곡물 공급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급부상했지만 올해는 농산물 수급이 확대되면서 가격이 떨어졌다.
실제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24개 품목에 대한 국제 가격 동향을 조사해 곡물·유지류·육류·유제품·설탕 5개 품목군별로 집계하는 ‘세계식량가격지수’는(2014∼2016년 평균 100) △1월 130.2 △2월 129.8 △3월 127.0 △4월 127.7 △5월 124.3이다.
임환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 농산물 가격이 하락했다”며 “옥수수와 대두가 파종 마무리 단계에 돌입했으며 파종 작업이 최근 5년 평균 속도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등 양호한 작황을 반영하며 가격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올여름 슈퍼 엘리뇨 현상이 예고됐지만 농산물 영향은 미미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심은주 하나증권 연구원은 “2010년과 2020년 발생한 라니냐는 큰 폭의 곡물가 상승을 초래했지만 2014년 엘리뇨, 2018년 엘리뇨는 곡물가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었다”며 “과거 사례를 봤을 때 엘리뇨 현상은 라니냐 현상 대비 영향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반적으로 엘리뇨가 발생하면 중앙아시아와 미국 남부, 멕시코 지역은 강우량이 증가하지만, 반대로 미국 북부와 호주, 인도, 아프리카 남부는 건조한 상태가 나타난다”며 “엘리뇨 발생으로 일부 지역에서는 농작물 수확량이 감소할 가능성이 있지만, 다른 지역은 증가하기 때문에 수급 균형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찬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엘니뇨 현상은 오히려 작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며 “미국 농무부에서 전망하고 있는 곡물의 수확률은 이번 6월 수급 전망에서도 동결되면서 현재 생산량 차질 우려와 달리 앞으로 양호한 기후 속에서 곡물 작황이 개선될 것으로 보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