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상생금융' 외길…수익성 악화에 '갑갑'
카드사 '상생금융' 외길…수익성 악화에 '갑갑'
  • 김보람 기자
  • 승인 2023.07.20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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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조 상생금융 지원 나섰지만 '수수료 제도개선' 답보
(왼쪽부터 네 번째)정종우 카드사노동조합협의회 의장과 노조지부장들이 지난 17일 서울 종로구 파노라마뷔페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카드사노동조합협의회)
(왼쪽부터 네 번째)정종우 카드사노동조합협의회 의장과 노조지부장들이 지난 17일 서울 종로구 파노라마뷔페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카드사노동조합협의회)

카드사들은 1조8000억원 규모의 상생금융 지원 방안을 쏟아내고 있지만,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 고유 수익성은 악화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조달 금리도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고, 저신용자 연체율 상승 등 리스크 위험도 커지는 상황이다.
 
'서로 북돋우며 다 같이 잘 살아가자'는 상생의 의미가 기업의 희생 강요로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카드사들은 현재까지 총 1조8300억원에 달하는 상생금융 지원 방안을 내놨다.

지원 규모는 △우리카드(2200억원) △현대카드(6000억원) △롯데카드(3100억원) △신한카드(4000억원) △하나카드(3000억원) 등이다.

지원 방안은 중·저신용자, 영세 소상공인(가맹점) 등 취약계층 대상 우대금리와 금리 인하, 신규 대출 등 채무 정상화 프로그램이 주다.

하나카드의 경우 매출 대금 조기 지급을 통해 자금 회전에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 특화 지원책을 마련했고, 신한카드는 아예 창업 전 과정을 지원하는 소상공인 토탈 지원 프로그램 '소상공인 함께, 성장 솔루션(마이샵 투게더)'을 론칭했다.

카드사의 상생금융 지원은 금융 취약계층이 대상이며 사회적 책임의 일환이다.
  
다만 전반적으로 업황이 악화된 상황에서 무리한 지원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실제 8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비씨·우리·하나)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586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8089억원) 대비 2749억원(27.5%) 급감한 수치다.

여기에 최근 조달 금리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19일 기준 여신전문금융채(3년물, AA+) 금리는 4.296%로 집계됐다.

여전채 금리는 1월초 5%대에서 4월 3%대로 떨어진 후, 5월 다시 4%대로 올라선 후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은행과 같이 수신 기능이 없는 여신전문금융사(여전사)들은 여전채 발행을 통해 전체 자금의 약 70%를 조달한다. 이자가 올라갈수록 자금 조달 부담은 커지는 셈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카드론(장기카드대출), 리볼빙(일부 결제금액 이월약정)의 연체율까지 치솟고 있다.

7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의 카드론 연체율은 1분기 2.13%로 전년 동기 대비 0.34%포인트(p) 상승했다.

같은 기간 리볼빙 연체율은 1.55%에서 2.38%로 0.83%p 올랐다.

이에 카드사 노동조합(노조)은 카드 수수료 적격비용 제도 개선을 통해 상생안을 요구하고 있다.

카드사노동조합협의회는 지난 17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카드 수수료 적격비용 재산정제도의 폐기를 촉구했다.

카드사는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라 3년마다 금융당국으로부터 '수수료 원가(적격비용)' 재산정을 통해 우대 가맹점 수수료율을 결정한다.

카드노조에 따르면, 수수료는 14년간 총 14차례 인하됐다. 이에 따른 카드사 연간 추가 수수료 부담은 1000억원에 달한다.

이에 금융당국은 최근 가맹점 카드 수수료율 재산정 주기를 현행 3년에서 5년으로 늘리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정종우 카드사노조협의회 의장은 "금융당국의 수수료율 재산정 주기 연장은 관련 제도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다는 의미로 의의가 있다"면서 "수수료 제도 폐지는 카드사 생존을 위해 필요한 부분이며 이를 위해 당국과 지속적인 협의를 이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qhfka7187@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