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구조 투명화·원활한 투자 유치·원가경쟁력 개선 기대
내년엔 셀트리온제약 합병 추진…반대 많으면 재무 부담↑
‘셀트리온그룹 상장 3사 합병’의 첫 단계인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합병 여부가 23일(오늘) 열릴 임시주주총회에서 결정된다. 그룹은 계획대로 연내 양사 합병이 완료되면 내년 상반기 셀트리온제약 합병을 추진해 ‘글로벌 종합생명공학 기업 도약’ 발판을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올해 8월 이사회에서 합병을 결의했다. 합병은 셀트리온이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흡수하는 형태다. 주당 합병가액은 셀트리온 14만8853원, 셀트리온헬스케어 6만6874원이다.
23일 오전 10시에 개최될 임시주주총회에서 최종적으로 안건이 통과(참석 주주 의결권 3분의2 이상과 발행주식총수 3분의1 이상 찬성)되면 셀트리온헬스케어 주주에게는 보통주식 1주당 셀트리온 주식 0.4492620주가 배정된다. 합병기일은 올해 12월28일, 신주 상장 목표일은 2024년 1월12일이다.
그룹은 대규모 투자재원 확보와 글로벌 시장 내 역량·시너지 확대, 지배구조 투명성 제고 등이 기대돼 합병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룹은 그간 셀트리온에서 만든 바이오시밀러를 셀트리온헬스케어에 판매해 셀트리온 매출로 잡고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시중에 판매하며 다시 매출로 잡는 구조로 지적을 받아 왔다. 특히 이 과정에서 셀트리온헬스케어가 판매하지 못한 제품을 폐기처분이 아닌 재고자산으로 설정하면 별도의 손실이 없는 형태여서 논란이 됐다.
하지만 양사 합병이 완료되면 거래구조가 단순해져 투명성이 제고될 뿐만 아니라 이로 인해 외인이나 기관 투자자 투자 유치가 가능하게 된다. 또 개발부터 판매까지 전체 사업 사이클이 일원화돼 원가경쟁력이 개선되고 이는 공격적인 영업활동을 가능하게 해 시장 내 경쟁력 제고를 이끌 수 있다.
그룹은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을 완료한 후 2단계로 셀트리온제약 합병을 추진한다. 계획대로라면 내년 상반기 중 통합 셀트리온과 셀트리온제약의 합병이 기대된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앞서 합병 온라인 간담회에서 “올해 12월28일 통합 셀트리온 출범을 목표로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을 우선 추진한다. 마무리가 되면 2단계로 6개월 내 셀트리온제약을 합병하겠다”고 설명했다.
셀트리온은 이번 합병을 기점으로 글로벌 빅파마로의 도약을 본격화한다. 우선 2030년까지 매출을 12조원까지 늘릴 방침이다. 이를 위해 바이오시밀러와 신약 파이프라인 확대에 적극 나서 2030년까지 총 22개 제품을 확보한다. 아울러 2024년 상업 가동을 목표로 건설 중인 3공장 등 설비 확충을 통해 자체 판매·생산능력을 키운다. 이와 함께 2025년 40% 이상, 2026년 50%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이뤄내고 이를 주주에게 환원하는 구조를 구축한다.
서 회장은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에 따른 개발(R&D)·생산·판매 일원화로 제품력에 원가경쟁력이 더해 시장점유율을 극대화하겠다. 이와 함께 케미컬 사업 경쟁력을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임시주총에 앞서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20일(전자투표는 22일 오후 5시)까지 합병반대의사통지를 접수했다. 반대의사를 밝힌 양사 주주들은 이달 23일부터 다음달 13일까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 가능하다. 이때 셀트리온 주주는 1주당 15만813원, 셀트리온헬스케어 주주는 1주당 6만7251원으로 각 사에 주식을 매도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합병 반대가 많을 경우 합병이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0일 종가 기준 셀트리온 14만2200원, 셀트리온헬스케어 6만3500원으로 현재 주가가 회사가 제시한 주식매수청구권 기준가보다 낮다. 이는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확률이 높아져 그룹이 설정한 주식매수청구권 총 한도 1조원을 넘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합병의 관건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두 회사의 주가가 주식매수청구권 기준가를 밑돌고 있어 끝까지 지켜봐야 결과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