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 잔존…원자재수입 세제·법인세 감세·투자공제 촉구
국내 주요기업 10곳 중 7곳이 올해 수출 증가를 예상했다. 다만 높은 원자재가격과 경기부진, 지정학 갈등에 따른 공급망 불안 등 경영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수출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선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일 한국경제인협회에 따르면, 매출액 1000대 기업 중 12대 수출 주력업종 대상으로 ‘2024년 수출전망 조사’를 실시한 결과(150개사 응답) 73.3%는 올해 수출이 전년에 비해 증가·비슷(73.3%)할 것이라고 답했다. 반면 감소할 것이란 답변은 26.7%로 조사됐다.
수출 증가 주요이유로는 △수출대상국의 수요개선(39.1%) △신사업 발굴 및 사업 다변화 효과(20.9%) 등이 꼽혔다. 반면 수출감소 원인으로는 △높은 원자재가격 지속으로 수출경쟁력 약화(40.0%) △미․중 등 주요 수출대상국 경기 부진(37.5%) 등이 지목됐다.
업종별 수출 증가율 전망치는 △자동차부품(5.8%) △바이오·헬스(5.0%) △전기·전자(4.2%) △자동차(3.9%) △일반기계(3.5%) 순으로 나타났다.
수출이 부진할 것으로 전망되는 업종은 △철강(-0.7%) △석유제품(-0.6%) △석유화학(-0.2%)으로 조사됐다. 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석유제품이 수출에 차지한 비중은 8.2%다. 또 석유화학 7.2%, 철강 5.6% 순이다.
한경협 관계자는 “철강, 석유제품, 석유화학은 지난해 전체 수출의 21%를 차지하는 주력산업”이라며 “관련 업종 수출 부진시 국내경제에 상당한 타격이 초래될 수 있다. 중국 중심의 공급과잉 등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최근 세계경제환경의 변화를 반영한 국내산업의 구조조정과 개선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는 방안 마련과 첨단기술산업 중심의 수출 동력 확보가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국내 대기업의 수출 채산성은 지난해와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수출 채산성이 작년과 비슷할 것이라는 응답이 66.1%로 가장 많았고, 지난해보다 채산성이 개선(17.3%)될 것이라는 응답과 악화(16.6%) 응답이 비슷하게 나타났다.
수출 채산성 개선될 것이라는 응답 비중을 업종별로 살펴보면 △선박(25.0%) △바이오·헬스(24.0%) △전기·전자(20.7%) 순이었다.
기업들은 수출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부 정책 우선순위로 ‘원자재 수입관세 인하 또는 할당관세 적용품목 확대’(25.1%)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법인세 감세 및 투자 공제 등 세제지원 강화(24.6%) △환율 안정(19.1%) △통상영역 확대를 통한 해외 신수요 창출(12.0%) 등을 지적했다.
한경협은 자국중심주의 확산,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 글로벌 통상환경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므로, 기업의 통상리스크 대응을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기업들은 올해 가장 우려되는 수출 리스크로 ‘세계 경제 저성장에 따른 수요 감소’(42.0%)라고 답하였다. 또한▸원부자재 가격 상승(20.7%),▸러·우, 이·팔 전쟁 장기화(11.3%),▸미·중 패권 경쟁에 따른 공급망 불안정성(10.7%)을 수출 환경의 주요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올해 수출은 주력 품목인 반도체 등 IT 업황이 회복되면서 전년에 비해 개선될 것으로 보이나 중국 경제의 회복 지연, 글로벌 공급망 불안 등 하방 요인도 상존한다”며 “최근 수출 회복세가 지속될 수 있도록 원자재 수입 지원과 투자 세제지원 등을 통해 국내기업의 수출경쟁력을 제고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