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서울시 사업성 향상 대책 발표…분위기 전환 가능성↑
올해 1분기 10대 건설사 도정 수주액이 지난해 동기 대비 12% 줄었다. 공사비 원가 상승으로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건설사들의 선별 수주 기조가 계속됐다. 10대 건설사 중 7곳은 올해 들어 단 한 개 도정 사업도 손에 넣지 않았다. 다만 정부와 서울시가 정비사업 사업성 향상을 위한 대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어 차츰 도정 수주 시장 분위기도 바뀔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4일 시공능력평가 기준 상위 10대 건설사들에 따르면 이들 회사는 올해 1분기 재건축과 재개발, 리모델링 등 도시정비사업(이하 도정) 부문에서 총 3조9994억원 규모를 수주했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 10대 건설사 도정 수주액 4조5243억원 대비 11.6% 적은 수준이다. 10대 건설사 중 6곳이 연간 도정 수주 최대 실적 기록을 갈아치운 2022년 동기 7조612억원 대비로는 43.4% 줄었다.
지난해 10대 건설사의 연간 도정 수주액은 호황을 맞았던 2022년 대비 반토막 났다. 부동산 시장이 침체하면서 발주가 줄고 금리와 자잿값, 인건비 등 사업 진행을 위한 비용이 일제히 증가하면서 건설사들이 수익성을 우선한 선별 수주에 나서면서다. 올해는 1분기까지 분위기는 지난해와 비슷하다.
1분기 기준 도정 수주 1위는 2조3321억원 규모 사업을 따낸 포스코이앤씨다. 이 회사는 지난 1월 1조3274억원 규모 '부산 촉진2-1구역 재개발' 사업을 두고 삼성물산과 맞붙어 승리한 뒤 2월까지 △고양 별빛마을8단지 부영아파트 리모델링(4988억원) △산본1동2지구 재개발(2821억원) △가락미륭 재건축(2238억원)을 더 따냈다.
포스코이앤씨를 꺾고 '여의도 한양 재건축'(7740억원)을 따낸 현대건설은 1분기 1조4522억원 규모 사업을 확보했다. SK에코플랜트는 '미아11구역 재개발'(2151억원)을 거머쥐며 뒤를 이었다.
반면 삼성물산과 대우건설, 현대엔지니어링, GS건설, DL이앤씨, 롯데건설, 호반건설 등 7곳은 아직 마수걸이 수주를 하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부동산 시장 침체와 비용 증가에 따른 사업성 악화로 건설사들의 선별 수주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정비사업을 추진하는 조합이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와 사업성 향상 등 관련 정책 변화를 주시하며 시공사 선정을 늦춘다는 해석이 있다.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와 서울시가 관련 대책을 발표하다 보니 조합도 (사업성 등에서) 좀 더 혜택을 받고자 사업자 선정 등을 이연한 측면도 있는 것 같다"며 "시장적 상황, 정책적 변화 기조 등 여러 가지 복합적 요인이 맞물려서 부진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박 연구위원은 다만 "1분기만 봐서는 연간 전체로 어떻게 된다고 하긴 어려울 것 같고 하반기 가서 좀 더 정책·금융 상황들이 맞물려 어떻게 될지 더 지켜봐야겠다"며 "건설업체들이 (자금 상황으로 인해) 올해 신규 택지로 사업할 수 있는 여력이 크진 않을 것 같아 나중에 가서 (정비사업에) 적극적으로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