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S판매중단 양날의검下] 증권가, 독점 판매 '기대' vs 수익 악화 '타격'
[ELS판매중단 양날의검下] 증권가, 독점 판매 '기대' vs 수익 악화 '타격'
  • 박정은 기자
  • 승인 2024.04.15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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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판매 규모, 증권 5배…"상품 운용 규모 축소 우려"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연합뉴스)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연합뉴스)

은행이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로 ELS 상품 판매를 중단하면서 증권사도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ELS 상품은 그동안 발행사인 증권사보다 위탁 판매해 온 은행이 5배 많이 판매해 왔기 때문이다.

향후 ELS와 같은 고위험 상품의 은행 판매 중지가 현실화할 경우 증권업계에서는 해당 상품의 독점 판매에 따른 긍정적 효과와 위탁판매 수수료 수익 악화 및 상품 운용 규모 축소 등 부정적인 시각이 교차하고 있다.

15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홍콩 H지수 기반 ELS는 주로 은행권 신탁(ELT) 또는 발행 증권사 직접판매(ELS) 등을 통해 개인투자자 등에게 판매됐다.

그러나 은행 일부 창구를 통해 불완전판매가 되면서 은행을 통한 상품 판매는 중단됐다.

대표적인 고위험 상품인 ELS 상품이 은행에서 판매 중단되면서 A 증권사 관계자는 "대체로 은행에서 판매하는 직원들은 (ELS가 증권 상품이기 때문에)해당 상품에 대해 잘 모를 수 있다"면서 "증권사를 통해서만 가입하게 되면 투자자들은 상품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고 증권사를 통해서만 가입한다면 (수익에 대한) 긍정적인 면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그동안 대체로 은행이 ELS 판매 규모가 증권사보다 5배 가까이 컸기 때문에 증권사 수수료 수익에 대한 위축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말 기준 홍콩 H지수 ELS 판매 잔액은 총 18조8000억원에 달헀다. 판매사별로는 은행이 15조4000억원, 증권사가 3조4000억원인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ELS 상품의 은행 판매가 중단되면서 발행액은 크게 쪼그라들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분기 ELS 발행액은 4조538억원으로 직전 분기(7조5511억원) 대비 46.3%나 감소했다. 지난해 동기 6조7506억원 대비로는 39.9% 줄었다.

이렇다 보니 은행의 ELS 판매 중단이 위탁 판매 수수료 감소로 인한 증권사 수익 악화는 물론 상품 운용 규모 축소로 인해 투자 시장 자체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B 증권사 관계자는 "은행에서 판매한다면 넓은 채널 망을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며 "넓은 채널 망을 확보할 수 있기에 은행에서도 판매할 수 있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어 "은행에서 판매를 중단하니 판매망이 축소돼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것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C 증권사 관계자 역시 "증권사 입장에선 은행 고객에게도 ELS를 판매할 수 있고, 은행은 이를 통해 일정 부분 수수료를 받는 구조였다"며 "하지만 은행을 통한 판매에 제약이 생기면 아무래도 상품 투자 규모 자체가 좀 줄어든다"며 우려했다.

him565@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