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바이든, 국가에 봉사하기 부적합"
민주당 새 후보로 해리스 부통령 급부상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대선을 107일 앞두고 민주당 대선 후보직을 전격 사퇴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이른바 '전현직 리턴 매치'가 불발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역사상 현직 대통령이 대선 후보 공식 지명 절차만을 남겨 두고 재선 도전을 공식 포기하는 첫 사례를 남기게 됐다.
22일 바이든 대통령은 엑스(X·옛 트위터)에 성명을 통해 "재선에 도전하는 것이 내 의도였으나 (후보에서) 물러나서 남은 임기 동안 대통령으로서의 의무를 다하는 데만 집중하는 것이 당과 국가에 최선의 이익이라고 믿는다"며 대선 후보직 사퇴를 전격 발표했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은) 출마하기 적합하지 않고 국가에 봉사하기에도 부적합하다(not fit to serve)"면서 "우리는 그의 재임 때문에 크게 고통을 겪겠지만 그가 저지른 피해를 빨리 복구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직 사퇴는 지난달 27일 첫 대선 후보 TV토론이 발단이 됐다.
당시 그는 토론에서 말을 더듬고 발언 중간에 맥락과 관련 없는 말을 하는 등 고령에 따른 건강 및 인지력 논란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이후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간 지지율 격차가 더 벌어지자 민주당 내에서는 30여명의 상·하원 의원들이 잇따라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를 공개 요구했다.
더군다나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13일 피격으로 인해 부상을 당하면서 공화당 내 '영웅'으로 떠오른 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코로나19에 걸려 유세를 잠정 중단하게 되면서 민주당 내 지지도가 급속도로 떨어졌다.
'완주 의지'를 고수하던 바이든 대통령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 등 민주당 내 영향력 있는 인사들이 등을 돌리자 결국 사퇴를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직 사퇴에 따라 수주 내에 새 대통령 및 부통령 후보를 선출함과 동시에 당내 통합을 이뤄내 이탈한 지지층을 재결집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현재 민주당 내에선 해리스 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 당내 여러 의원의 공개 지지를 받으며 대선 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다.
제이미 해리슨 당 전국위원회 의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11월에 도널드 트럼프를 이길 수 있는 후보를 뽑기 위해 투명하고 질서 있는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공화당은 민주당 내 후보 교체에 따른 대선 대결 구도의 급변으로 바이든 대통령의 '고령리스크' 등에 초점을 맞췄던 선거운동 전략을 다시 세우게 됐다.
[신아일보] 장덕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