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비투자 1.2%↓·건설투자 1.7%↓·민간소비 0.2%↓…1분기 기저효과
올해 2분기 우리나라 경제는 전분기 대비 0.2% 뒷걸음질 치며 1년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는 1분기 ‘깜짝 성장’에 따른 기저효과가 컸던 데다 건설투자와 민간소비가 크게 부진했던 영향이다.
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2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2분기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직전 분기 대비 0.2% 감소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2.3% 성장했다.
분기 기준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나타낸 것은 지난 2022년 4분기(-0.5%) 이후 1년 6개월 만에 처음이다. 지난해 1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다섯 분기 연속 성장 기조가 깨졌다.
이는 1분기 큰 폭 성장에 따른 기저효과의 영향이 컸다. 1분기 우리나라 성장률은 1.3%를 기록해 시장 예상을 뛰어넘었다. 이에 1분기와 비교해야 하는 2분기 성장률은 상대적으로 부진할 수밖에 없었다.
물가성장률을 반영하지 않은 명목 GDP 성장률도 1.0%로 전 분기(3.0%)보다 줄었다.
2분기 성장률을 부문별로 보면, 수출이 자동차·화학제품 등을 중심으로 1.2% 늘었다. 하지만 원유·천연가스·석유제품 등 위주의 수입 증가율(1.6%)이 수출을 크게 웃돌았다. 정부 소비도 물건비를 중심으로 0.6% 늘었다.
GDP 절반가량 차지하는 민간소비는 승용차·의류 등 재화 소비 부진으로 0.2% 감소했다. 설비투자도 반도체 제조용장비 등 기계류 중심으로 1.2% 축소됐다. 1분기에 3.3% 늘어 성장을 주도한 건설투자도 1.7% 뒷걸음쳤다.
정부소비는 물건비 지출을 중심으로 전기보다 0.6% 증가했다.
업종별 성장률의 경우 농림어업이 4.4%로 가장 높았고, 제조업은 운송장비 중심으로 0.8% 증가했다.
반면 건설업은 건물·토목건설이 모두 줄어 6.0% 급감했고, 전기·가스·수도업도 수도·하수·폐기물처리·원료재생업 등을 위주로 1.0% 역성장했다.
서비스업은 운수업·부동산업은 늘었지만, 정보통신·도소매·숙박음식업 등이 부진해 1분기와 같은 수준(성장률 0%)을 유지했다.
2분기 국민총소득(GNI)은 0.9% 늘어 6개 분기 연속 증가했다. 다만 내국인이 외국에서 번 소득에서 외국인이 국내에서 번 소득을 제외한 실질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줄면서 명목 GDP 성장률을 밑돌았다.
물가상승률을 반영하지 않은 명목 GNI도 전기 대비 1.4% 줄며 감소 전환했다. 실질 GNI가 줄어든 건 지난해 2분기 이후 1년 만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소득이 줄었던 2021년 3분기(-1.6%)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신아일보] 문룡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