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건설업 부실 대출이 확대되면서 비상등이 켜졌다. 내수 부진과 건설업황 둔화 영향으로 풀이된다.
9일 전국은행연합회 경영공시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의 올 상반기 말 기준 건설업 총여신(28조6790억원) 가운데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6%(4575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말 총여신 24조1878억원 가운데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17%(2825억원)였던 것과 비교하면 1년 새 0.43%포인트(p) 상승했다.
통상 은행은 대출 채권을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 다섯 단계로 분류한다. 이 가운데 고정이하여신은 3개월 이상 원리금 상환이 연체된 부실 채권을 의미한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NH농협은행의 건설업 대출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올 상반기 말 2.35%(전년比 0.39%p↑)로 집계되면서 가장 높았다. 이어 △KB국민 1.80%(0.22%p↑) △우리 1.61%(1.35%p↑) △하나 1.26%(0.13%p↑) △신한 0.99%(0.29%p↑) 등 순으로 건설업 부실 대출 비율은 일제히 상승했다.
특히 건설업 대출 건전성을 타 업권과 비교해도 유달리 높은 실정이다.
올 상반기 말 기준 5대 시중은행의 전체 여신은 1008조1002억원이다. 이 가운데 고정이하여신은 3조6878억원으로 비율은 0.37%다.
또한 이들 은행의 제조업 대출은 285조2391억원이며 이 가운데 고정이하여신은 9212억원(0.32%)이며, 숙박·음식업 대출 41조583억원 가운데 1767억원(0.43%)가 고정이하여신으로 집계됐다. 이 밖에도 부동산업과 서비스업·기타 대출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각각 0.38%, 0.24% 등이다.
이처럼 건설업 부실 대출이 크게 늘어난 것은 건설업 내수 부진과 건설업황 둔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건설업 성장률은 올 1분기 5.5%를 기록했지만 2분기 들어서 –6.0%를 기록하며 외환위기 당시인 지난 1998년 1분기(-6.4%) 이후 26년 만에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또한 한국은행이 6월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2022년 이후 부동산 경기와 건설 업황이 부진하면서 PF 대출의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금융기관 PF 대출 건전성이 악화한 가운데 건설사 등 우발 채무가 현실화하는 과정에서 다른 금융 부문으로 리스크가 확대될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더욱이 향후 건설업 전망마저 어두운 만큼 주요 은행의 건설업 대출 건전성 지표는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한은은 지난달 경제전망을 통해 “주거·상업용 중심의 입주 물량 축소와 신규 착공 위축 영향 등으로 공사 물량 감소는 본격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