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KEB하나·우리은행 등 금융지주와 은행이 지난해 벌어들인 당기순이익은 9조7787억 원으로 전년 대비 30% 가량 늘었다.
KB금융지주의 순이익은 전년보다 54.5% 늘어난 3조3119억 원을 기록했으며, 신한금융이 2조9179억 원으로 5.2% 늘었다. 하나금융(2조368억 원)과 우리은행(1조5121억 원)도 각각 53.1%, 19.9%씩 증가했다.
◇ 은행권 역대급 실적에 성과급 '짭잘'
역대급 실적을 낸 KB국민, KEB하나은행 등 국내 4대 시중 은행이 임직원들에 대규모 성과급을 지급했다.
먼저, KB국민은행은 직원들에게 기본금의 200%에 해당하는 연말 특별 성과급을 지급하며, 3조클럽 가입과 동시에 9년 만에 리딩뱅크 탈환을 자축했다. 여기에 설 연휴를 앞두고 추가 성과급 지급 여부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KEB하나은행 역시 국민은행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당기순익을 올리며 기본급에 200%를 성과급으로 지급했다. 여기에 관리자급 이하 직원은 현금으로 200만원을 더 받았다.
우리은행도 지난해 전년 대비 23.3% 늘어난 1조399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봉급의 200%를 성과급으로 지급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2016년 민영화에 성공하며 지난해 초 처음으로 민영화 특별 격려금을 받은 바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순익이 11.8% 줄어들면서 연말 성과급은 다소 줄었다. 연초에 순익 목표를 정하고 이를 초과하면 초과분의 일정 비율을 직원 성과급으로 지급하고 있다.
은행 임원들은 직원들보다 더 많은 성과급을 챙겨갔다.
통상 은행이나 금융지주 임원들은 주가에 연동해 성과급을 받는데, 대부분 금융사가 지난해 금리 상승으로 주가가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KB금융의 경우 지난해에만 주가가 50% 가까이 올랐고, 하나금융지주는 60% 가까이 상승했다.
배당도 늘어났다. KB금융은 주당 1920원씩 총 7667억원의 배당을 결정했다. 지난해보다 54% 늘어난 규모다.
하나금융지주도 주당 1250원, 총 3700억원을 배당했다. 배당금은 지난해 3월 배당 때보다 56.3% 증가했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해와 배당금이 같으며, 우리은행은 아직 배당금을 공개하지 않았다.
◇ 반년 새 2400명 퇴직…신규채용 계획은 미정
KB국민·신한·KEB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에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초까지 약 2400명이 희망퇴직했고, 퇴직급여 비용은 1조35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임금피크제 대상자와 퇴직 예정자를 상대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아 총 400여명이 퇴직했다. 여기에 사용된 비용은 1550억원 가량이 소요됐다.
신한은행에서는 지난달 2∼5일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고, 총 780명이 퇴직했다. 지난해 희망퇴직자가 280명에 불과했던 것을 고려하면 3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이는 부지점장 이상으로 한정했던 범위를 올해는 근속연수 15년 이상, 1978년생 이상 직원으로 넓히면서 퇴직자 수가 늘어났다.
2017회계연도에 희망퇴직자에게 지급된 명예 퇴직금은 2850억원으로 전년(1850억원)보다 1000억원 늘었다.
하나은행에서는 총 207명이 퇴직해 총 2953억원이 소요됐다.
우리은행의 경우 지난해 7월 총 1011명이 퇴직했다. 전년과 지난해 상반기 희망퇴직자 수가 각각 300명 수준이었던 것에 비해 크게 늘었다.
이 영향으로 지난해 명예퇴직급여는 총 3000억원으로 전년(1780억원) 대비 68.5% 증가했다. 전체 인원은 2016년 1만5649명에서 1만4356명으로 줄었다.
이처럼 희망퇴직으로 인력 감축에 나선 시중은행들은 올해 상반기 신입사원 채용을 크게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한금융을 제외한 나머지 금융사들이 은행권 채용비리 사태의 영향으로 '채용'이라는 단어를 입 밖으로 내기 어려운 모양세다.
이들이 지난해 사상 최대 규모의 호실적에도 내놓고 웃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