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쪽만 착취 당하는 '기형적 구조' 개선해야...“
치킨 프랜차이즈 bhc 점주들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bhc 전국 가맹점협의회 설립총회'를 열고 식자재 원가 공개와 하락 등 본사의 일방적 갑질질을 중단하라며 이같이 밝혔다.
bhc 가맹점협의회는 이날 가맹점에 공급하는 주요 품목의 공급원가와 마진율을 공개하고 인하할 것을 요구했다. 또 가맹점에서 걷은 광고비와 가공비 등 부당이익과 외국계 사모펀드가 회수한 자금 내역, 임직원에 대한 주식공여와 배당 내역도 마찬가지로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협의회 사무국장 김 모씨는 이날 "bhc 본사는 최근 몇 년 간 전례 없는 업계 최고의 성장률을 달성했지만 가맹점들의 수익성은 더욱 악화된 상황"이라며 "타 경쟁사 보다 800억 가량 낮은 매출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은 430억원 가량 더 많은데 이는 비정상적"이라고 말했다.
점주들은 "우리는 판매 가격을 올리거나 배달 대행 수수료를 받는 방식으로 소비자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것을 절대 원하지 않는다"며 "본사에 요구하는 것은 그저 원가 공개와 공급가격 인하 등 판매 촉진 명목의 비용을 줄여달라는 것일 뿐이다"고 밝혔다.
또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bhc 본사가 가맹점주에게 점포환경개선 비용을 과도하게 떠넘기는 '갑질'을 했다"며 과징금 1억4800만원을 부과한 것에 대해서도 재조사를 요구했다.
이 밖에도 신종 '배달 앱' 등장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배달 앱에 내야 하는 수수료를 가맹점주들이 떠안다 보니 부담이 너무 크다는 것이다.
한 점주는 "가맹점들은 자체 판촉활동으로 치킨 쿠폰을 발행하고 있어 마리당 1000원 이상을 미리 공제해야 한다. 여기에 더해 A배달 앱은 주문 수수료 12.5%와 외부결제 수수료 3.6%를 합쳐 16.1%를 공제한 채 가맹점에 입금된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1만5000원짜리 프라이드치킨 한 마리당 3400원 이상을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배달앱의 활용은 가맹점의 선택사항이지 않냐는 질문에는 "치킨 배달 상자에 배달앱을 이용하면 2000원을 할인해준다는 광고가 들어가 있는데 동참하지 않을 수 없다"고 털어놨다. 특히 쿠폰에 대한 상습 컴플레인이 올라오는 매장은 계약해지 절차를 진행한다는 본사의 경고 방침이 있어 가맹점들은 마지못해 동참하는 분위기다.
가맹본부와의 소통 부재도 문제점으로 꼽았다. 최근 열린 bhc 가맹본사와 가맹점주 간의 간담회에서는 대표이사가 가맹점주들의 질문을 받지 않고 중도 퇴장하는 등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는 기회가 부족했다고 점주들은 입을 모아 말했다.
bhc 본사는 이같은 가맹점협의회의 입장에 대해 "가맹점 점주 협의회 구성을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환영한다"며 "시장 환경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것은 서로를 이해하고 의지해 한 단계 성장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더욱더 진솔하고 진정성 있는 대화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본사는 "bhc 신선육은 계육 시장 시세를 반영해 매일 유동적인 금액으로 가맹점에 공급되고 있다"며 "산지 유통 과정과 브랜드 노하우를 반영한 염지·절단 등의 과정을 통해 공급되는 것으로, 이를 타사와 비교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식자재는 인터넷 최저가를 주기적으로 파악해 시장 가격과 비교해 경쟁력 있는 금액으로 가맹점에 공급하고 있다"며 "원가 인하 요청은 가맹점의 정당한 권리라고 생각하며 식자재를 면밀히 합리적으로 공급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