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북구가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자매도시인 터키 이스탄불시 베이올루구에 거주하는 한국전 참전용사와 가족을 초청해 환영행사를 개최했다고 28일 밝혔다.
양 도시는 지난해 10월, 성북구 대표단이 터키 이스탄불시 베이올루구를 방문했을 때 참전용사 초청행사를 추진하기로 약속하고 그동안 실무 협의를 진행해왔다.
성북구의 초청으로 이번에 방한하게 된 투르크 니야즈(수송부대 차량수리 하사, 86), 윈에으덴 귤뷰즈(보충대 통신기술병, 90) 옹은 각각 1951년, 1950년에 참전해 1953년 휴전 선언까지 우리나라를 위해 싸운 참전용사다.
참전용사들은 지난 24일 인천공항에 도착하여 25일, 462명의 터키군 전우들이 영면하고 있는 부산 UN묘지를 참배하고 68년 전 터키군이 첫 발을 내딛은 부산항을 관람하면서 감회에 젖었다.
26일에는 대한민국재향군인회(회장 김진호)를 방문하고 용산 전쟁기념관을 관람한 후 오후 7시부터 성북구 베스트웨스턴아리랑힐 호텔에서 김영배 성북구청장을 비롯한 관계자들과 만찬의 시간을 가졌다.
김 구청장은 “터키는 한국전쟁 당시 21개 참전국 중 4번째로 많은 병력을 파병하고 그 어느 나라 부대보다 용감히 싸우면서 우리와 뜨거운 피를 나눈 형제국가”라며 “늦었지만 참전용사 분들을 이 자리에 모시게 되어 영광이며 이를 계기로 성북구와 베이올루구의 교류가 더욱 활발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참전용사 대표로 감사의 인사말을 전한 투르크 니야즈 옹은 “68년 전 수천 km 떨어진 곳에서 참전을 위해 부산항에 도착한 그 날이 아직도 생생하다”며 “전쟁이 멈추고 떠날 때의 기억에는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은 한국이었지만 짧은 시간 이렇게 발전된 모습에 너무나도 큰 감동과 자랑스러움을 느낀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날 만찬장에는 특별히 최근 인기리에 상영중인 영화 ‘아일라’의 실제 주인공인 김은자 여사도 참석해 참전용사들과 함께 자리를 빛냈다.
영화 ‘아일라’는 한국전쟁 당시 고아가 된 김은자 여사를 터키병사 슐레이만이 아버지가 되어 돌봐주는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다. 실제로 김 여사와 고(故) 슐레이만은 지난 2010년 극적으로 상봉하게 되면서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안겨준 바 있다.
김 여사는 “오래 전 이역만리 낯선 나라를 위해 참전해주신 분들이 다시 방문한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오게 됐다”면서 “돌아가신 슐레이만 아버지도 함께 하셨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한편, 베이올루구 참전용사 방문단은 27일 강화 평화전망대 및 터키대사관을 방문하고 28일 오전 비행기 편으로 귀국하면서 5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