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몰아주기 규제 무색… 대기업 수의계약 93.7%
일감몰아주기 규제 무색… 대기업 수의계약 93.7%
  • 김성화 기자
  • 승인 2018.07.18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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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만 151조 달해… 법 개정 이후에도 행태 여전
신세계·중흥·금호아시아나·하림 등 100% 지정 계약
(사진=CEO스코어)
(사진=CEO스코어)

과거 높은 수의계약 비중을 통한 일감몰아주기가 문제시 되면서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가 생겼지만 행태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의계약은 계약 시 경매나 입찰 등 경쟁계약을 하지 않고 임의로 상대방을 선택해 맺는 계약이다.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소속 기업들은 계열사 간 거래액이 50억원 이상 또는 매출액의 5% 이상이면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해야 한다. 

18일 CEO스코어에 따르면 공정위 지정 60개 대기업집단 중 총수일가가 있는 52개 그룹 977개 계열사는 지난해 내부거래액이 161조4318억원이며 이중 수의계약을 통한 거래는 151조3333억원이다. 전체 내부거래의 93.7%며 2016년과 비교해 0.4%p 증가했다.

이는 과거와 다르지 않다. 2011년 공정위에서 조사한 총수가 있는 대기업 내부거래 현황에 따르면 제일기획, 이노션, SK마케팅앤컴퍼니 등 광고업체와 삼성SDS, LG CNS, SK C&C, 현대오토에버, CJ시스템즈 등 SI업체, 현대글로비스, 삼정전자로지텍, 하이비즈니스로지스틱스, 롯데로지스틱스 등 물류업체 20곳이 2010년 시행한 내부거래 중 수의계약 비율은 88%에 달했다. 금액으로는 전체 매출액 12조9000억원 중 71%인 9조2000억원 규모였다.

2015년 일감몰아주기를 규제하기 위해 공정거래법을 개정해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를 시행했지만 높은 비율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 조사 대상 52개 그룹 중 19곳, 36.5%는 내부거래의 100%가 수의계약이었다. 신세계(1조8566억원)와 중흥건설(1조8240억원)은 거래규모가 1조원이 넘고 현대백화점(8523억원)과 하림(7251억원), 금호아시아나(6651억원), 네이버(5533억원), 이랜드(5177억원) 등도 100% 수의계약이다.

이외 동원, 태영, 호반건설, 두산, 카카오 등도 99%가 수의계약이며 SK와 LS(98.5%), DB(97.5%), KCC(96.1%), CJ(95.8%), 효성(94.8%), 삼성(94.1%), 롯데(94.1%), LG(93.7%), 한화(93.4%), 현대중공업(93.1%), SM(92.6%), 코오롱(91.9%), 영풍(91.7%), 현대자동차(90.4%), OCI(90.3%) 등도 상당한 규모로 수의계약이 이뤄지고 있다.

기업별로 보면 SK에너지는 내부거래 19조1485억원 모두가 수의계약으로 이뤄졌고 현대모비스(9조9976억원), SK인천석유화학(6조503억원), LG전자(4조3242억원), 서브원(4조2247억원), SK종합화학(3조4557억원), 삼성엔지니어링(2조6661억원), 현대오일뱅크(2조5373억원), LG화학(2조2120억원), 삼성전자(2조2045억원) 등 4대 그룹 계열사들이 상위권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수의계약의 경우 현금으로 대금을 지급한 비중이 52.9%로, 경쟁입찰 28.5%의 2배에 달하는 등 유독 관대한 모습을 보였다. 

반면 삼천리(26.4%)와 한진(41.3%), 한라그룹(49.5%)은 수의계약 비중이 50% 미만이며 기업별로는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지주, CJ헬로, 삼광글라스, GS엔텍, HS애드, 롯데손해보험, 롯데캐피탈, 세아베스틸 등 997개 사 중 5.5%인 55개사만이 수의계약 비중이 0%였다. 

[신아일보] 김성화 기자

sh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