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호 상무 ’3세 경영‘ 첫발…유석진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
이웅열 코오롱 회장이 23년 간 유지해온 회장직을 벗어 버리고 새로운 도전을 선언했다.
28일 코오롱그룹에 따르면 이웅열 회장은 내년에 경영 일선에 물러나며 후임 회장 없이 지주회사 중심으로 경영한다. 이 회장은 지주사와 함께 코오롱인더스트리 등 모든 계열사 직책을 내년 1월1일부로 내려 놓는다.
이 회장의 퇴임 선언은 갑작스럽지만 본인 스스로는 많은 고민을 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퇴임 후 휴식을 위해서라기보다는 새로운 도전을 위함이라고 밝혀 눈길을 끈다.
이 회장은 이날 사내방송을 통해 “1996년 1월 나이 마흔에 회장 자리에 올랐을 때 딱 20년만 코오롱의 운전대를 잡겠다고 다짐했다”며 “나이 60이 되면 새로운 인생을 살아보자고 작정했고 시불가실(時不可失), 지금 아니면 새로운 도전의 용기를 내지 못할 것 같아 떠난다”고 밝혔다.
이어 이 회장은 “‘청년 이웅열’로 돌아가 새로 창업의 길을 걸으며 그 동안 쌓은 경험과 지식을 밖에서 펼쳐보겠다”며 “까짓거, 행여 마음대로 안되면 어떤가, 이젠 망할 권리까지 생겼는데”라고 들뜬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코오롱그룹은 이날 이 회장의 아들 이규호 ㈜코오롱 전략기획담당 상무(35)를 전무로 승진해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 최고운영책임자(COO)에 임명했다. 이에 따라 그룹 창업주 이동찬 명예회장부터 이 상무로 이어지는 3세 경영이 본격적인 막을 올리게 됐다. 이 전무는 그룹 패션사업 부문을 총괄 운영한다.
코오롱그룹은 내년부터 주요 계열사 사장단 등이 참여한 '원앤온리(One & Only)위원회'를 신설해 경영 현안을 조율하며 유석진 ㈜코오롱 대표이사 부사장(54)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 신설된 위원회의 위원장 겸임한다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 한경애 캐주얼 브랜드 본부장을 상무에서 전무로, 이수진 ㈜코오롱 경영관리실 부장을 상무보로, 김수정 코오롱생명과학 바이오신약연구소장 상무보와 강소영 코오롱인더스트리 화장품사업TF장 상무보를 상무로 승진시키는 등 여성 임원 승진도 이뤄졌다.
이 회장은 “제 부친 故 이동찬 회장도 ‘21세기 새로운 사업은 새로운 세대가 맡아야 한다’며 아무도 예상 못했을 때 그렇게 코오롱을 떠나셨다”며 ”나도 같은 생각으로 새로운 시대, 그룹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이제 내가 떠날 때이며 여러분은 더 힘차게 가속 페달을 밟아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