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북부·영종도 등 체계적 개발로 경쟁력 확보
특단 재무구조 개선책으로 공사 부채문제 해결
박인서 신임 인천도시공사 사장은 지난 30여년을 한국토지주택공사에 몸 담으며, 우리나라 도시·주거 발전에 기여했다. 이런 경험을 십분 활용해 구도심과 신도시 간 상생발전을 이루고, '행복한 인천 만들기'에 힘을 보탠다는 각오다. 또한 내부적으로는 특단의 재무구조 개선책을 가동해, 공사에 부담으로 작용했던 부채문제 역시 차질 없이 해결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고향을 위해 봉사하게 돼 기쁘다"고 말하는 박 사장의 모습에서 새로운 인천의 미래가 엿보인다.<편집자주>
◇ 상생·균형발전에 방점
Q 인천시가 도시재생 및 구도심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이 사업의 큰 축을 담당해야 할 도시공사 사장으로서 현재 구도심 상황을 어떻게 진단하고 있나?
현재 300만명 규모의 인천시 인구는 매년 늘고 있다. 그러나 신도시개발 등 도시 확장과정에서 구도심의 쇠퇴가 심화되고, 원도심 불균형이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특히, 저층 주거지 빈집과 노후주택 문제로 인해 거주환경이 더욱 열악해진 상황이다.
Q 그렇다면 구도심 활성화 및 균형발전을 위해 추진 중이거나 준비하고 있는 사업은 무엇인가?
도시공사는 인천대 이전과 도화구역 도시개발사업, 숭의운동장 개발사업, 십정·송림 주거환경개선사업 등 지역의 큰 뼈대를 바꾸는 사업들을 진행한 바 있다. 앞으로는 시민이 공감할 수 있으면서 인천 지역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주거지정비사업'과 '혁신거점사업' 중심의 투트랙 전략을 시행하겠다. 단기적으로는 저층주거지에 소규모 정비사업과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지속해 수행하며, 중장기적으로 지역 특성과 연계한 문화적 도시재생 및 혁신거점 사업을 추진할 생각이다.
Q 현재 도시공사는 인천 서북부를 체계적으로 개발하는 검단신도시 및 검암역세권 개발사업 등을 수행하고 있다. 현재 서북부 지역의 문제점은 무엇이며, 어떤 점을 보강·개선해야 하는가?
인천 서북부지역은 원도심권과 비교해 도로와 철도, 생활편의시설 등 광역적 도시기반시설이 부족한 지역이다. 최근 도시공사가 시행하는 검단신도시와 검암역세권 등 인천 서북부 개발사업이 완료되면 지속가능한 교통·물류체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또, 쾌적한 주거환경 조성 및 원도심 활성화 사업도 병행해 원도심과 신도시가 함께 상생하면서 살기 좋은 인천으로 만들겠다.
Q 영종도 개발사업이 지지부진한 상태다. 영종하늘도시·용유노을빛타운·영종도 개발사업의 진행 상황과 미래 계획은 어떻게 되는가?
올해 안에 영종항공일반산업단지 지정 및 내년도 3단계 유보지 사업추진 전략수립 용역을 수행해 기존 투자유치와 다른 방식의 사업화 방안을 마련하겠다. 이는 영종도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 자족도시로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또, 용유노을빛타운을 복합 문화·예술 휴양 공간으로 조성해 인천의 대표 관광명소로 만들기 위해 지속적으로 전문가들과 협업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체계적인 사업계획을 수립해 내년 상반기 타당성 검토 절차를 완료할 계획이다.
Q 토지분할 등 미단시티의 실시계획 변경 건을 인천경제청과 협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이유로 어떻게 변경하려고 하는 것인가?
이번 실시계획 변경은 토지매수자들이 개발을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지원하려는 목적으로 지난 9월 신청해 현재 행정절차 중에 있다. 도시공사는 미단시티 조성사업의 시행자로서 기반시설 설치 및 토지매수자의 사업이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
주요 변경사항은 대형 평형으로 인해 사업성이 낮은 공동주택부지를 소비자 욕구에 부응하는 평형대로 조정하고, 실용적 건축설계에 도움 줄 수 있도록 지구단위계획을 일부 수정하는 내용이다.
또, 시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소방서 위치를 대로변으로 정할 계획이며, 화재나 긴급상황 발생 시 출동이 용이하도록 하는 경미한 변경도 추가할 생각이다. 현재 유관기관과 실시계획 변경 협의 마무리 단계에 있다.
◇ 건강한 공사(公社) 만들기
Q 인천도시공사의 부채가 많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어떻게 부채를 감축할 계획인가?
지난달 취임한 후 주요사업 업무보고를 받고 현안을 점검한 결과, 도시공사가 부채를 감축할 수 있는 역량이 충분함을 알 수 있었다. 인천시가 올해 수립한 부채감축 재정개혁 계획에 부응해 도시공사는 앞으로 5년간 2조9000억원의 부채 감축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
재고자산을 매각하고 영종 미단시티 등 주요 진행사업에 대한 중간평가로 손익을 재점검하는 등 특단의 재무구조 개선대책을 수립해 내년부터 시행할 방침이다.
Q 노조는 도시공사의 독립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인천시 입김이나 압력에 휘둘리면 안 된다는 목소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정책수립·지원기관인 인천시와 실행기관인 도시공사는 하나의 팀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인천시와 업무협력을 강화하고, 인천시의 도시재생·주거복지 정책의 실행기관으로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다만, 도시공사의 경영에 관한 독립성은 충분히 보장받겠다.
현 시점에서 도시공사와 인천시, 시의회 간에 업무적 유대관계나 파트너십 관계가 충분치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동안 정기적인 업무보고 외에 소통과 유대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부족했다. 이로 인해 도시공사의 현안사항을 해결하거나 신규사업을 추진할 때 지장도 있었다.
이에 시와 시의회, 도시공사의 신뢰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적극적인 소통과 유대강화 시스템을 구축해 실질적인 상호협력 파트너십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인천시와 실효적인 정책공유 및 업무협력 시스템을 구축하고, 도시공사가 인천시의 정책 실행기관으로서 당연히 수행해야 할 사업은 주도적으로 추진하겠다.
Q LH 출신 사장으로서 도시공사와 LH는 어떤 관계를 구축할 방침인가?
LH에서 33년8개월간 근무하면서 업무의 시작과 끝을 인천에서 했다는 점에서 인천과 인연이 깊은 것 같다. 그동안의 경험을 활용해 고향 인천을 위해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얻어 매우 감사하게 생각한다.
LH와 인천에 인연이 깊은 만큼 양사의 협력관계를 끌어내고 사업성과를 내야 하는 막중한 책무가 있음을 느끼고 있다. 두 공사는 '국가와 지역 발전'이라는 목표와 도시개발·주택건설 등의 사업영역에서 공통점이 있다.
이같은 업무 연관성을 토대로 상생을 위한 동반자적 관계를 조성해 유기적 협력관계를 구축한다면 공동의 목표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Q 최근 남북교류 열기가 뜨겁다. 이와 관련한 도시공사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현 정부 출범 이후 그간 경색돼 있던 남북관계가 풀리면서 남북경협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어 사전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본다.
인천은 환서해 경제벨트의 중추에 있을뿐더러 강화와 교동지역은 접경지역 경제벨트에 포함돼 남북교류 및 협력에 중요한 입지에 있다. 이같은 지리적 이점과 높은 수준의 교통 인프라를 고려해 남북 교류협력사업을 발굴하고, 선제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경기도와 강원 등 접경지역 지방정부와 공동협력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현재 인천시가 서해평화협력 특별지대 및 서해5도 남북공동어로구역 설정, 교동 평화산업단지 조성, 서해남북평화도로 건설 등 다양한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도시공사는 인천시 정책에 발맞춰 통일 한반도 시대 인천의 위상을 높일 수 있도록 맡은 바 역할에 충실히 임하겠다.
Q 마지막으로 시민에게 하고 싶은 말은?
앞으로 원도심과 신도시가 함께 성장해나가며 서로 상생의 폭을 갖는 '상생특별시 인천'을 경영목표로, 시민이 중심이 되는, 도시재생 분야에서 인천에 특화된 새로운 사업을 발굴하겠다.
공정·소통·혁신 이 세 가지 경영전략을 통해 인천시민 행복실현을 위해 힘쓰겠다. 공정이라는 가치로 시민들께 부담으로 다가갔던 부채공기업의 오명을 벗고 중장기적으로 부채비율 140% 전후로 관리하겠다.
내·외부 고객과의 소통을 바탕으로 인천 소재 지역기업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그 기업이 다시 지역사회에 이익을 환원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데 지방공기업으로서의 역할을 다 하겠다.
또, 스마트시티 구축 및 신기술·신제품 육성 리츠를 통한 사업추진 등의 혁신을 이뤄내 인천시민 모두가 편안하고 안전한 보금자리를 가질 수 있도록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겠다.
[신아일보] 천동환 기자·김재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