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 상반기에 할당관세 적용품목을 현행 120개에서 74개로 축소하고, 현행 16개의 조정관세품목 중 7개 품목에 대한 관세율을 소폭 인하키로 했다.
기획재정부는 23일 국제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올해 4월과 8월 두 차례에 걸쳐 긴급할당관세를 시행하면서 확대한 할당관세 적용 폼목을 내년 상반기에 절반 가까이 축소해 운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할당관세란 물가안정 등을 위해 기본관세율의 40%포인트 범위 내에서 관세율을 인하해 적용할 수 있는 탄력관세제도로, 우리나라의 할당관세 품목 수는 지난 2007년 말 39개에서 올해 말 120개로 3배 이상 늘어난 바 있다.
아울러 정부는 최근 가격이 급락한 원유의 관세율을 단계적으로 인상해 기본관세율로 환원하고, 이에 따라 다른 석유류의 관세율도 조정키로 했다 . 재정부에 따르면 지난 7월4일 기준으로 1배럴당 140.7달러였던 두바이유 가격은 12월19일 현재 1배럴당 40.46달러를 기록하고 있으며, 지난 7월3일 기준 1배럴당 145.29달러를 기록했던 서부텍사스산 중질유의 가격은 12월19일 현재 1배럴당 33.87달러로 3배 이상 하락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내년 3월까지 단계적인 관세율 조정을 통해 원유의 관세율을 3%로 인상한다는 방침이다.
세부적으로 현재 1%인 휘발유·등유·경유·중유도 원유와 동일한 세율로 인상되고 현재 관세율 0%인 LPG(액화석유가스)는 내년 3월부터 1%로 조정된다.
다만 현행 1%인 LNG(액화천연가스)의 관세율은 1%로 유지된다.
윤영선 재정부 세제실장은 "역관세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휘발유. 등유.경유 .중유의 관세율이 단계적으로 3%로 인상되나 LPG, LNG는 가격인상 요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반 국민들이 많이 사용해 관세율을 많이 높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기본적으로 역관세를 시행하는 것은 어렵다"며 "과거에는 수입을 촉진해서 국내 정유사들의 시장지배를 억제하자는 측면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나, 지금은 석유가격이 많이 인하됨에 따라 관세를 낮춰주는 것이 효율이 클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재정부는 내년 3월 이후 원유(2%포인트)와 LPG(1%포인트)의 관세율 인상에 따라 휘발유는 1리터당 약 10원, LPG는 1리터당 약 3원의 가격인상요인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할당관세는 내년 1월1일부터 6월30일까지 수입한 물품에만 적용된다.
한편 정부는 올해 16개 품목에 대해 운용한 조정관세를 내년까지 연장해 운용하나 수입이 감소하거나 경쟁력이 제고된 7개 품목에 대한 관세율은 업계 및 관계부처와의 협의, 소비자 후생증진을 위해 소폭 인하키로 했다.
조정관세란 국내산업 보호 등을 위해 100%를 상한으로 관세율을 인상해 운용하는 탄력관세로, 내년 1월1일부터 12월31일까지 수입되는 물품에 적용될 예정이다.
윤 실장은 "할당관세율을 축소해 발생하는 세수증대 효과는 1년을 기준으로 환산했을 때 8000억 원 정도"라며 "이 가운데 6300억 원이 원유 부분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