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잇단 판권반환에 ‘백조’서 ‘미운오리’로 전락
한미약품, 잇단 판권반환에 ‘백조’서 ‘미운오리’로 전락
  • 김소희 기자
  • 승인 2019.07.04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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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링거인겔하임 이어 릴리, 얀센과도 이별…스펙트럼·제넨텍은 조용
한미약품 “어려움 있어도 내실을 다지며 끊임없이 도전할 것”
한미약품이 2015~2016년 다수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하며 제약사(史)의 한 획을 그었지만 2019년 7월 현재 상당 부분 판권이 반환되면서 '미운오리'가 되고 말았다.(사진=신아일보DB)
한미약품이 2015~2016년 다수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하며 제약사(史)의 한 획을 그었지만 2019년 7월 현재 상당 부분 판권이 반환되면서 '미운오리'가 되고 말았다.(사진=신아일보DB)

대형 기술수출 계약을 잇달아 체결하며 제약바이오산업의 백조가 된 ‘한미약품’이 연이은 판권반환에 ‘미운오리’란 꼬리표를 달게 됐다.

한미약품은 지난 3일 ‘당뇨를 동반한 비만환자에서의 혈당조절이 내부기준에 미달됐다’는 이유로 얀센으로부터 비만·당뇨치료제 ‘HM12525A’의 권리를 반환받았다.

한미약품이 2015년 11월 얀센에 기술수출한 지 약 3년 8개월 만의 이별이다. 한미약품은 상업화에 성공할 경우 총 9억1500만달러(한화 약 9500억원)를 수령할 수 있었지만 계약금 1억500만달러(약 1230억원)만 받게 됐다.

한미약품의 판권반환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같은 맥락으로 한미약품은 2016년 9월 베링거인겔하임과 체결한 내성표적항암신약 ‘올무티닙(HM61713)’의 계약을 종료했다. 2015년 7월 총 7억3000만달러(8500억원) 규모의 계약으로 이목을 끌었으나, 실제 거둬드린 수익은 6500만달러(720억원)뿐이었다.

또 2015년 11월 계약금 700만달러(80억원) 등 총 9200만달러(1000억원)에 기술수출한 중국 자이랩으로부터도 ‘올무티닙’에 대한 판권을 반환받았다.
 
‘올무티닙’은 2016년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국산신약 27호 ‘올리타’로 허가를 받았다가 2018년 4월 개발중단을 결정한 약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중증피부이상반응의 부작용’을 지적하며 식약처가 사용을 제한하면서 시장퇴출이 유력해진 탓으로 풀이했다.

올해 1월에는 릴리로부터 경구용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BTK억제제) ‘HM71224’의 권리를 반환받았다. 2015년 3월 계약금 5300만달러(600억원) 등 총 7억6500만달러(8660억원) 규모로 체결하며 기술수출 신화의 첫 신호탄이었지만 결국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한미약품의 기술수출 성과가 모두 무산된 것은 아니다. 다만 일부는 계약이 일부 축소됐거나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사노피와 2015년 11월 계약금 4억유로(5000억원)를 포함해 총 39억유로(4조8200억원) 규모의 지속형 당뇨신약 포트폴리오 ‘퀀텀 프로젝트(에페글레나타이드&지속형인슐린&에페글레나타이드+지속형인슐린)’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다.

이 가운데 지속형 인슐린의 권리는 한미약품에 반환됐으며, 한미약품은 사노피에 계약금 중 일부인 1억9600만유로(약 2500억원)를 환급했다. 또 지속형인슐린 콤보는 한미약품이 개발한 이후 사노피가 인수하는 것으로 조건이 변경됐다.

스펙트럼과 체결한 호중구감소치료제 ‘롤론티스’의 경우 올해 3월 생물의약품 허가신청(BLA)의 자진취하 이후 조용한 상태다.

한미약품이 2016년 9월 제넨텍에 기술수출한 표적항암제 ‘HM95573’은 2017년 5월 식약처로부터 임상 1상 승인받은 후 깜깜무소식이다. 이 계약은 계약금 8000만달러(880억원)와 단계별 기술료 8억3000만달러(9130억원) 등 총 9억1000만달러(1조10억원)의 규모다.

이에 대해 한미약품은 “어려움이 있어도 제약강국을 위한 도전을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미약품은 4일 입장문을 통해 “사노피와 스펙트럼, 제넨텍 등 여전히 다양한 파트너사들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고 개발 중인 파이프라인도 30여개에 달한다”며 “연구개발(R&D)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고 혁신을 통한 성장을 지속할 수 있도록 견고한 내실을 다지겠다”고 강조했다.

ksh33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