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본부세관은 중군산 말린 고추 등 농산물 40t을 불법 밀수입한 조선족 A(39)씨등 일당 11명을 적발,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25일 세관에 따르면 A씨 등은 지난해 4~10월 총 111차례에 걸쳐 중국산 건고추 등 농산물 40t(시가 5억원 상당)을 국제특급우편(EMS)으로 밀수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국제우편물의 경우 미화 150달러 이하의 자가사용으로 인정되는 물품은 세관신고나 식품검사 절차 없이 반입할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해 품명 신고를 정확하게 하지 않은 채 건고추(관세율 270%), 녹두(607.5%), 검은콩(27%), 담배(40%) 등 고세율 품목을 집중적으로 밀수입했다고 세관은 설명했다.
이같은 수법으로 밀수입한 농산물의 탈루 세금은 3억3000만원에 달한다고 세관은 전했다. 세관조사 결과 이들은 우편물은 일반 수입화물과 달리 수취인 성명, 주소, 연락처 등만 기입하면 빠른 시간 내에 다수지역으로 반입이 가능한 점을 알고 국제우편을 이용해 중국산 농산물 등을 전국 각지로 분산해 반입하는 수법을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세관은 울산시 울주군의 한 빌라 인근 수십 개의 주소지로 품명과 중량이 동일한 국제우편물이 계속 반입되는 것을 수상히 여기고 조사에 착수했고, 수개월에 걸친 우편물 분석과 추적을 통해 A씨 일당을 검거했다.
A씨 등은 울산, 청주, 광주, 안산, 여수 등 전국 각지에 중국인 배송책을 두고 중국에서 국제우편으로 건고추 등을 분산 반입한 이후 A씨가 인천에서 택배로 모두 수거해 판매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세관은 전했다.
특히 A씨는 주로 중국인들이 사용하는 모바일 메신저 '위챗'으로 알게 된 유학생, 주부, 일용직 노동자 등 국내 거주 중국인들을 배송책으로 이용했고, 세관의 수사망이 좁혀지면서 배송책들이 협조를 주저하자 직접 차를 몰고 배송책을 찾아가 밀수품을 수거하는 대담함을 보이기도 했다고 세관은 밝혔다.
이후 A씨는 세관의 추적을 피해 잠적했지만, 인천의 한 호텔 카지노에서 검거됐다.
부산본부세관 관계자는 "농산물 밀수입 행위는 식품검역 등 정상적인 수입신고 절차를 거치지 않아 고액의 세금탈루는 물론 국민 먹을거리 안전에도 큰 위험요인이다"며 "특히 국산으로 둔갑해 판매될 경우 국산 농산물에 대한 소비자 불신으로 이어져 국내 농가의 피해까지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세관은 여름 휴가철과 추석을 앞두고 농산물 밀수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단속을 강화할 방침이다.
[신아일보] 부산/김삼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