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 어린 사과와 합당한 배상해야…제약기업 양심 지켜라”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인보사) 사태의 여파에 따른 개발사 코오롱티슈진의 상장폐지 가능성에도 투여환자들은 언짢은 표정이다. 코오롱티슈진은 주식예탁증서(DR)에 대해 상장폐지로 심의한다는 한국거래소 발표가 나온 당일 홈페이지를 통해 미국 임상 재개 관련 소식만 전한 까닭이 크다.
29일 한국거래소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지난 26일 기업심사위원회를 열고 “코오롱티슈진 DR에 대해 상장폐지로 심의했다”고 공시했다.
같은 날 코오롱티슈진은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임상 중단 해제를 위한 자료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앞서 FDA는 지난 5월3일 성분 변경 등을 이유로 코오롱티슈진 측에 자국 내 임상 3상을 중단한다는 공문(Clinical Hold Letter)을 발송했다.
코오롱티슈진이 제출한 자료는 FDA 공문 내 ‘임상 중단(Clinical Hold) 해제를 위한 요구사항’에 대한 답변이다.
자료에는 △세포 특성에 대한 확인시험 결과 △최종제품에 대한 시험 및 품질 관리 시스템 향상 등 시정조치 계획과 제품의 안전성을 평가한 자료가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코오롱티슈진은 공지사항에서 “FDA의 결정 또는 회신에 따라 주주 여러분의 투자 판단에 영향을 미칠 사항이 발생하는 경우 지체 없이 알리겠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코오롱티슈진의 행보는 미국 임상 재개 과정에 있는 점을 강조해 주주들의 불안을 잠재우고, 상장폐지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을 뒤집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인보사 투여환자들은 코오롱티슈진이 충분한 사과와 합당한 보상 없이 미국 임상 재개를 추진한다면서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고 있다.
투여환자의 공동 소송을 대리하는 엄태섭 변호사는 “상장폐지는 당연한 결정”이라면서 “대부분의 환자들이 분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코오롱티슈진이 지금이라도 피해환자들과 주주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와 합당한 배상으로 제약기업으로서 일말의 양심을 지켜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코오롱티슈진은 상장폐지 심의 일정이 잡히기 전부터 제출이 계획됐다는 입장이다.
코오롱티슈진 관계자는 “원래 7월 말에서 8월 중 FDA에 해당 자료를 보내기로 해서 지난주에 발송했다”며 “자료를 보낸 뒤 통상 2~3일이 걸리는데, 여기에 미국과의 시차 등 여러 상황이 더해져 26일에 접수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장폐지 심의 결과가 나온 날 의도적으로 공지사항을 올린 것 아니냐는 추측에는 “상장폐지 심의 결정과는 관계없이 이전부터 계획됐던 일정대로 진행한 것”이라며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