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 2분기 흑자전환에도 지속성장 변수 여전
동국제강, 2분기 흑자전환에도 지속성장 변수 여전
  • 이성은 기자
  • 승인 2019.09.01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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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기순익 206억원…전년 1902억원 손실 대비 흑자
브라질 CSP 제철소 추가지원 여부 변수 작용 전망
완전자본잠식 빠진 중국법인도 투자자 찾기 난항
브라질 CSP 제철소 전경. (사진=동국제강)
브라질 CSP 제철소 전경. (사진=동국제강)

동국제강이 올해 2분기 당기순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하는 등 실적을 개선했지만, 이를 이어갈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동국제강은 브라질 CSP 제철소 안정화와 중국법인 자본잠식 등 풀어야 할 숙제가 있다는 분석이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국제강은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 1조494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792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와 비교해 145% 증가했다. 특히 당기순이익은 206억원으로 전년 당기순손실 1902억원에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동국제강은 2분기 원가보전과 원가절감으로 영업 수익성이 회복돼 당기순이익 흑자로 이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선용 후판 판매의 증가와 내진용 강재 등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 등도 수익성 개선에 보탬이 됐다.

특히 철스크랩을 원료로 전기로에서 생산하는 봉형강 부문에서 판매 증가와 가격 안정화가 수익성 향상이 눈길을 끌었다. 봉형강 부문은 동국제강의 제품별 사업 비중 가운데 가장 높은 52%를 차지하고 있다. 냉연은 32% 비중으로 뒤를 잇는다.

관련업계는 동국제강이 그동안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이어온 것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동국제강은 지난 2013년 포항 1후판 공장을 매각하고 2015년에는 알짜 계열사 유니온스틸을 합병했으며 같은 해 본사 사옥인 패럼타워를 매각하기도 하며 구조조정을 통한 수익성 향상을 꾀했다.

다만, 이 같은 실적 개선 노력과 성과에도 브라질 CSP 제철소와 중국법인은 불안정한 상황이다.

브라질 CSP 제철소는 동국제강 30%, 브라질 철강사 발레가 50%, 포스코가 20% 투자한 합작법인이다. 지난 2016년 하반기부터 가동을 시작해 지난해 매출 1조8601억원, 영업이익 1948억원을 기록하며 조기에 안정적인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30억달러 규모의 차입금에 대한 금융비용과 헤알화 약세 등으로 당기순손실 규모가 누적되면서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이에 동국제강은 지난 5월 브라질 CSP 제철소에 올해 4500만달러, 내년 7950만달러, 오는 2021년 2550만달러를 출자하며 지원하기로 했다. 3년간 분할 납부하게 돼 신용도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앞으로 추가지원 여부가 변수가 될 수 있다. 추가지원 여부는 브라질 CSP 제철소의 실적이 관건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당장 올해 3분기에는 2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부진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동국제강은 지난해 말 기준 CSP 제철소에 9300억원의 지급보증을 제공한 바 있다. 지난 5월 결정된 4500만달러의 출자금은 올해 3분기 집행 예정이다. 이에 따라 동국제강의 재무적 부담이 계속되는 상황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자구안 실행과정에서 자산 매각 등으로 재무여력이 소진된 가운데, 동국제강이 9300억원을 지급 보증하는 브라질 CSP 제철소를 비롯한 계열사의 실적이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면서 재무융통성을 제약하고 있다”며 “특히 CSP 제철소의 경우 지난 6월 기존 차입금의 상환일정 조정과 함께 동국제강을 포함한 대주주의 추가 출자가 결정되는 등 재무적 지원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지훈 한국신용평가 수석애널리스트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CSP 제철소의) 실적이 좋아지지 않는다면 지원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CSP 제철소의 실적이 향상돼야 추가지원으로 이어지지 않아 재무적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국제강의 중국법인도 자본잠식에 빠져있다. 동국제강의 올해 상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법인은 부채 1160억원이 자산 1127억원보다 많다. 현재 이를 해소하기 위해 투자자를 찾고 있지만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CSP 제철소는 연간 생산 능력을 300만톤(t)으로 보고 있는데, 월 25만t 내외로 생산하는 등 순조롭게 조업하는 중”이라며 “장기적으로는 희망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법인에 대해선 “계속 투자자 유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최종적으로는 실적 개선을 이뤄내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