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을 이용하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서비스가 다양해지고 있다. 대표적인 소매유통채널인 편의점은 상품 판매에서 나아가 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모양새다.
편의점에선 현재 택배배송이나 예금 출금은 기본이고, 세탁물 수거·배송에 고속도로 미납료 조회·납부 등도 할 수 있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은 소비자의 접근성을 확보하기 위해 물리적 거리뿐만 아니라, 심리적 거리를 좁히려고 안간힘이다.
편의점들은 상비약을 판매하고 다양한 즉석조리식품을 제공하는 것에서 나아가 최근 여러 기업들과의 협업을 통한 생활밀착형 유통채널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오는 16일 업계 최초로 ‘경량패딩조끼’를 총 1만개 한정으로 선보인다. 경량패딩조끼는 100% 오리털 충전재(깃털 50%, 솜털 50%)를 사용해 가볍고 부드러우면서도 보온성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색상은 블랙과 네이비 등 2종이며, 사이즈는 95부터 105까지 구성돼 있다.
이를 위해 세븐일레븐은 국내 여성 속옷 전문기업인 남영비비안과 힘을 합쳤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본격적인 겨울철을 앞두고 10월부터 관련 상품 구색을 갖추기 시작한다는 점과 차별화 가치가 높고 실용성이 뛰어난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는 점에서 착안, 경량패딩조끼를 내놨다”고 설명했다.
앞서 CU는 올해 8월부터 세탁 스타트업 오드리세탁소와 협업해 세탁 수거·배달 서비스를 도입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소비자들이 원하는 시간에 가까운 CU에서 세탁물을 맡기고 세탁공정을 거친 후 포장된 세탁물을 1~2일 내 원하는 곳으로 배달받을 수 있다.
CU 관계자는 “연중무휴 24시간 운영이라는 강점을 내세워 1인 가구의 라이프 스타일과 소비자들의 미충족된 욕구를 만족시켜 CU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CU는 △배달서비스 △하이패스 충전 서비스 △중고폰 수거 서비스 △공유차량 서비스 △대리운전 입금 서비스 등을 도입해 소비자 편의 향상과 점포 매출 향상을 도모하고 있다.
GS25는 한국도로공사와의 업무협약을 체결, 8월23일부터 전국 1만3000여개 점포에서 미납 통행료 조회·납부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GS25는 이를 통해 소비자의 편의성을 높이고 고속도로 미납 통행료 건수 감소에 기여하겠다는 목표다.
특히 GS25는 이번 미납 통행료 조회·납부 서비스 도입으로 하이패스 단말기와 전자카드 판매·충전, 전기자동차 충전시설 설치·운영 등 완전한 모빌리티(자동차 등의 이동수단) 플랫폼으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러한 변화를 두고 편의점의 역할이 과거의 수준을 뛰어넘어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된 데 따른 결과로 분석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편의점이 예전처럼 생각하던 1차 소비시대를 지향하는 건 사실상 끝났다”며 “고객들이 편의점을 대하는 태도나 편의점에 원하는 것이 달라졌기 때문에 편의점들도 다양한 시도를 하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실제 고객들의 이용패턴을 보면 식품에서 한정됐던 예전과 달리, 비식품에 대한 구매가 증가하고 있다”며 “편의점이 단순 소비공간이 아닌, 문화를 즐기는 공간으로 인식하기 시작한 결과”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