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호텔 '무궁화' 1스타 진입 또 다시 고배
치열한 경쟁 속 글로벌 호텔 인지도 평가 좌우
서울 특급호텔들이 최근 발표된 ‘미쉐린(미슐랭) 가이드 서울 2020’을 두고 희비가 엇갈렸다. 서울 최고의 호텔 레스토랑이라는 자부심 싸움에서 신라호텔은 ‘라연’을 앞세워 4년 연속 최고등급인 3스타를 유지한 반면에, 롯데호텔은 기대했던 ‘무궁화’가 미쉐린 별을 다는데 다시 실패하면서 고배를 마셨다.
18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미쉐린 코리아가 최근 발표한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20’에서 서울 특급호텔 레스토랑 5곳이 미쉐린 별을 받았다.
서울신라호텔의 대표적인 한식당 라연은 미쉐린 서울판이 처음으로 발간된 2017년판(2016년 발표)부터 올해까지 4년 연속 최고등급인 3스타를 받게 됐다. 롯데호텔서울의 프렌치 레스토랑 ‘피에르가니에르’가 새롭게 1스타를 받았고, 롯데 시그니엘서울의 한식당 ‘비채나’와 프렌치 레스토랑 ‘스테이’, 한화 더플라자호텔의 한식당 ‘주옥’, 포시즌스호텔의 중식당 ‘유 유안’은 1스타를 유지했다.
서울 특급호텔들은 이번 미쉐린 가이드 발표를 예의주시하고 있었다. 미쉐린 별 유무와 함께 개수에 따라 특급호텔 레스토랑의 인지도는 물론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호텔 브랜드와 이미지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호텔이 과잉 공급되고 객실 수준도 전반적으로 상향평준화되는 가운데, 미식을 쫓아 호텔을 찾는 경향이 높아지면서 매년 어떤 호텔 레스토랑이 별을 받고 등급이 올라가는지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서울신라호텔의 라연은 올해에도 가장 높은 3스타를 받아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의 특급호텔 레스토랑으로서 위상을 더욱 공고히 했다.
이로서 신라호텔은 최근 숙원사업이었던 ‘한옥호텔’ 건립문제를 해결하고 국내 호텔 유일의 미쉐린 별 세 개짜리 한식당까지 보유하면서, 호텔 자체가 여행의 최종 목적이 되는 ‘데스티네이션 호텔’로서 글로벌 인지도를 높이는데 더욱 힘을 받게 됐다.
반면 롯데호텔은 올해에도 무궁화의 미쉐린 입성에 실패하면서 다소 체면을 구긴 상황이다.
롯데호텔서울의 무궁화는 서울시내 특급호텔 한식당 중에 가장 역사가 깊은 곳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오랜 역사와 달리 그간 미쉐린과 인연이 없었다.
무궁화는 국내뿐만 아니라 미얀마 양곤의 롯데호텔에도 진출한 상황이다. 때문에 글로벌 호텔 체인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려는 롯데호텔 입장에서는 무궁화가 미쉐린 별을 달게 되면, 호텔 브랜드의 위상 제고는 물론 동남아 등 해외 진출에 좋은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판단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무궁화의 미쉐린 입성은 다음으로 미뤄졌고, 프렌치 레스토랑인 피에르가니에르가 1스타를 새롭게 받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이 외에 한화가 운영하는 더 플라자호텔도 지난 7월 호텔 식음료장을 전면 개편한 후, 공을 들여 영입한 한식당 주옥의 2스타 등급 상승을 내심 기대했으나 1스타 유지에 그쳐 아쉬움을 남겼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롯데호텔이 무궁화의 미쉐린 입성을 위해 많은 공을 들인 것으로 알고 있어, 올해에는 1스타를 받을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었는데 그렇지 않아 다소 의외였다”며 “신라호텔은 라연의 3스타 등급을 유지하면서 특급호텔과의 경쟁에서 앞서 나가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