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분유 베트남시장 '쑥쑥'…유업계 진출 가속화
K-분유 베트남시장 '쑥쑥'…유업계 진출 가속화
  • 박성은 기자
  • 승인 2019.12.08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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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기준 전년比 55% 늘어난 1107만달러
국내보다 출생률 2배, 시장 3배 잠재력 '강점'
롯데푸드 맞춤형 등 상품 다변화로 시장 안착
공격적 마케팅 통해 수입분유 브랜드 Top3 '목표'
지난 9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롯데푸드의 위드맘 분유 출시 현장. 사진 왼쪽이 조경수 롯데푸드 대표. (사진=롯데푸드)
지난 9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롯데푸드의 위드맘 분유 출시 현장. 사진 왼쪽이 조경수 롯데푸드 대표. (사진=롯데푸드)

우리보다 세 배 큰 베트남 분유시장에서 ‘K(코리아)-분유’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한국산 유제품 전반에 대한 높은 선호도와 함께 롯데푸드 등 유업체의 적극적인 공략에 따른 영향 때문으로 풀이된다.

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베트남에서 한국산 조제분유 소비가 꾸준히 늘고 있다. 최근 3년간 대(對) 베트남 수출액을 살펴보면 2016년 758만달러(약 90억원), 2017년 765만달러(91억원), 2018년 855만달러(102억원)로 확대됐다.

올해 10월까지 수출액은 1107만달러(132억원)로 이미 지난해 총 수출액을 넘어섰다. 수출 상승률은 지난해 동기의 713만달러(85억원)와 비교해 55.3%에 달한다. 같은 기간 우리 분유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중국은 0.9% 성장하는데 그쳤다.

베트남은 1억명의 인구를 보유한 아세안의 대표적인 소비시장으로 꼽힌다. 이 중 인구의 절반 가까이는 30대 이하의 젊은 층이며, 연간 100만여명의 신생아가 태어나고 있다. 평균 출생률은 2.05명(2018년 기준)으로, 0.98명의 ‘인구절벽’인 우리나라보다 2배 이상 많다. 분유시장 규모만 우리의 3배 정도인 1조4000억원이다. 영유아 수가 점점 줄어 국내시장에 한계를 느낀 유업계 입장에서는 베트남이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베트남은 K-팝(Pop)·드라마 등 한류 콘텐츠가 활발히 전파되고, 축구 국가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박항서 감독의 높은 인지도 등에 힘입어 한국산 식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산 분유도 최근 들어 한국식품 수용도가 높은 현지 2030세대 젊은 층에게 경쟁력을 인정받으며 관심과 만족도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국립축산과학원이 최근 베트남 현지 소비자 100명을 대상으로 분유를 비롯한 한국산 유제품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매우 만족’ 30.6%, ‘약간 만족’ 56.9% 등 88%가 긍정적으로 답할 만큼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절반에 가까운 40.1%는 한국산 유제품의 높은 품질을 장점으로 꼽았고, 72.3%는 앞으로도 구입하겠다는 의향을 나타낸 바 있다.

베트남의 성장 잠재력을 눈여겨 본 롯데푸드 등 유업체의 공격적인 마케팅도 K-분유의 위상을 높이는데 큰 역할을 했다.

롯데푸드는 2000년 초반에 베트남에 진출했으나 당시에는 크게 비중을 두지 않았다. 그러나 2010년대 들어 베트남의 높은 경제성장률과 함께 현지 분유시장 전망을 밝게 보고,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장을 공략하며 입지 다지기에 나서고 있다.

대표 브랜드인 위드맘과 그랑노블, 키드파워 에이플러스 분유를 순차적으로 선보인 이후, 올 6월에는 베트남 전용 맞춤형 분유 브랜드 ‘뉴본’을 출시했다. 이어 지난 9월에는 프리미엄급인 항로타 무항생제 위드맘·위드맘 산양 등 2종의 신제품을 추가로 소개하며 상품 구색을 다변화하고 있다.

주 타깃인 1세 이하의 유아와 10세 이하의 아동으로 소비층을 세분화하는 한편, 제품이 가장 활발히 유통되는 재래시장과 유아전문점, 온라인 채널을 대상으로 베트남 분유시장을 지속적으로 공략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마케팅 덕분에 베트남에서 롯데푸드 매출 성장세는 2014년 이후 지난해까지 연평균 50%에 가까운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내년까지 분유 20만캔 공급, 연매출 50억원을 달성하는 것이 1차적인 목표다.

롯데푸드 관계자는 “현지 소비자 취향에 맞는 분유제품 다변화에 마케팅 포인트를 맞췄고, 올해부터 실질적인 소비자 반응이 본격적으로 오면서 시장에 안착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향후 유아·아동과 관련한 사회공헌활동을 전개하는 등 다양한 전략으로 베트남 수입분유 브랜드 Top(톱)3에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남양유업도 2000년대 초반 베트남 시장에 진출해 현재 국내와 동일한 브랜드의 ‘아이엠마더’와 ‘임페리얼 XO’를 현지 대형마트 위주로 공급하고 있다.

매일유업의 경우 베트남 시장에 공식적으로 진출하지 않았지만, 현지 수입상을 통해 일부 온라인 채널에서 ‘앱솔루트’ 분유가 거래되고 있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