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폐렴' 환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초기 방역의 실패로 전염병은 중국 전역은 물론 국경을 넘어서까지 확산될 조짐이 보이고 있어 전 세계가 긴장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 中 방어막 뚫렸다… 전염병 확산 속도 급증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에 따르면 22일 오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한 '우한 폐렴' 확진자는 총 324명으로 집계됐다.
위건위는 실시간으로 확진자를 발표하고 있는 만큼 이날 안에 총 확진자는 400여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게다가 발생 지역을 살펴보면 진원지인 우한시를 넘어 중국 전역으로 번지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
지역별 확진환자는 우한시가 있는 후베이성에 270명, 베이징 10명, 광둥 17명, 상하이 6명, 저장 5명, 톈진 2명, 후난 1명, 윈난 1명, 허난 1명, 충칭 5명, 쓰촨 2명, 산둥 1명, 대만 1명 등이다. 9개 성과 홍콩에서 100여명의 의심환자가 발생했다. 이미 사망자도 6명 나왔다.
확산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지난 20일 베이징과 광둥성 선전 등 우한 이외 2개 지역에서 환자가 나온 사실이 처음으로 공개된 이후 우한 폐렴 확산 속도는 급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한 폐렴의 전파력이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등의 전파력을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중국 정부는 지난 20일 베이징에서 예방 및 통제 업무 화상 회의를 통해 총력 대응을 선언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직접 나서 질병 확산을 통제하라고 긴급지시했고, 쑨춘란(孫春蘭) 국무원 부총리는 회의에서 철저한 검역을 지시했다.
이날 오전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종합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 전 세계가 전염 공포… 곳곳서 확진자 발생
그러나 최대 연휴인 춘제(春節·중국의 설)를 맞아 최소 수십만명이 우한에서 중국 전역, 전 세계로 빠져나간 상황이라 병의 확산을 막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 정부가 우한 폐렴의 '사람 간 전염' 가능성을 빠르게 판단하지 못하면서 사실상 전염병 초기 대응에 실패한 것이다.
이에 세계 곳곳에서는 우한 폐렴 확진환자가 나오고 있다.
한국과 일본, 태국 등 이웃 국가는 물론이고 미국에서도 첫 우한 폐렴 확진자가 발생했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21일(현지시간) 최근 우한으로 여행을 다녀온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인근 주민이 우한 폐렴 환자로 진단됐다고 발표한 것을 AFP통신 등이 전했다.
CDC는 미국에서도 더 많은 우한 폐렴 환자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이에 대비하는 한편 우한에 대한 여행 경보를 2단계로 상향 조정했다.
CDC 관계자는 "미국,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추가 발병 사례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확산 추세가 심상치 않자 중국인을 거부하는 사례도 나왔다.
아사히신문의 보도를 보면 일본 가나가와현 하코네마치의 한 과자 판매점은 중국인이 가게에 들어오는 것을 금지하는 안내문을 게시했다.
안내문에는 "바이러스가 뿌려지는 것이 싫다"며 "중국인은 입점 금지"라는 취지의 설명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도 바이러스 유입을 막기 위한 조치에 들어갔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중국에서 신형코로나비루스(바이러스)에 의한 전염병 급속히 전파' 제목의 기사를 내고 중국 당국의 정책을 소개했다.
신문에 북한 내 발병에 대한 언급은 없지만, 북한 당국은 바이러스 유입을 막기 위해 외국인 관광도 중단하는 등 적극적인 예방 대책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