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이 200여개의 점포를 정리한다는 것은 한국이 수축경제로 진입했다는 것을 알리는 가장 충격적인 뉴스다. 한국 오프라인 소매업의 종말이 시작된 것이나 다름없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최근 본지와의 통화에서 유통대기업의 점포 구조조정과 관련해 이 같이 주장했다.
롯데쇼핑은 지난 13일 비효율 점포 200여개 정리 등 고강도 체질개선의 뜻을 담은 ‘2020년 운영 전략’을 발표했다.
롯데쇼핑은 현재 백화점·마트·슈퍼·롭스 등 총 700여개 점포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 중 약 30%에 달하는 점포의 문을 닫는다는 계획이다.
롯데쇼핑은 이러한 자산의 효율적 경량화로 영업손실 규모를 축소하고, 재무건전성과 기업 가치를 높이겠단 목표다.
앞서 이마트도 지난해 12월20일 비효율 브랜드와 일부 점포를 정리해 수익성과 성장성이 높은 브랜드·점포 투자를 위한 재원을 마련한다고 밝혔다.
이마트는 이에 따라 잡화 전문매장인 ‘삐에로쑈핑’ 7개점을 순차적으로 폐점한다.
또 이마트는 지난해 7월에만 18개의 점포를 정리한 프리미엄 헬스앤뷰티(H&B)스토어 ‘부츠’의 효율화 작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에 대해 서 교수는 “유통대기업마저 백기를 든 것으로, 다른 유통기업들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의 유통(리테일) 비즈니스는 부동산 비즈니스였으며, 지가(地價) 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버텼다”며 “그 동안 부동산을 통해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가져왔는데, 이젠 그조차도 사라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미 2012년부터 대형마트의 매출은 늘지 않았다. 2019년 2분기에 이마트가 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하면서 소매업이 급격히 무너졌다”며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더 많은 소비자들이 온라인으로 몰리는 등 변곡점을 지나 오프라인 매장의 종말이나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이는 시작해 불과하다. 롯데에 자극을 받아 앞으로 매장수를 줄이는 유통기업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영국 등 유럽에선 2008년 이후 매장수를 줄여 왔는데, 한국은 중국의 고도성장으로 10년 정도 지연됐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서 교수는 이와 관련해 고용불안정이란 부작용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소매업의 일자리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면서도 가장 많았다”며 “고용불안정이 가속화되는 등 소매업에 재앙이 닥쳤다. 고용불안정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