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블루, 맥주·고급증류주 쥐고 종합주류기업 '탈바꿈'
골든블루, 맥주·고급증류주 쥐고 종합주류기업 '탈바꿈'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0.05.27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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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욱 대표, 위스키 시장 정체에 주종 포트폴리오 다변화 속도
칼스버그 맥주 2년 만에 급성장, 수입맥주 Top10 진입 '눈앞'
국산사과 원료 전통주 론칭…성장 큰 프리미엄 증류주 시장 진출
김동욱 골든블루 대표. (제공=골든블루)
김동욱 골든블루 대표. (제공=골든블루)

주류기업 골든블루는 맥주사업 정착을 발판 삼아 고급소주까지 주종을 다변화하며, 정체된 위스키 시장에서 새로운 탈출구를 찾는 모습이다. ‘칼스버그’와 ‘혼’이라는 브랜드를 쥐고 종합주류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떠오른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골든블루는 수입맥주 ‘칼스버그’와 ‘그림버겐’에 이어 최근 프리미엄 숙성 증류주 ‘혼’까지 출시하며 종합주류기업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골든블루가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한 이유는 정체된 국내 위스키시장에서 활로를 찾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국내 위스키시장은 주 52시간 근무제의 정착과 함께 접대문화가 점차 사라지면서 유흥채널에서의 소비가 지속적으로 줄었고, 주류 트렌드도 저도주 중심으로 바뀌면서 위스키에 대한 선호도는 이전만 못한 상황이다. 

실제 한국주류산업협회는 국내 위스키 출고량(상자당 500㎖ 6병)이 지난 2008년 284만1155상자로 정점을 찍은 이후 2018년 149만2459상자로 10년 새 반토막 가량 쪼그라들었다고 밝혔다. 지난해도 전년보다 4.6% 줄어든 약 142만상자(추정치)로 감소세를 보였다. 

골든블루의 위스키 매출액 역시 2017년 1602억원에서 2018년 1596억원, 2019년 1583억원 등 최근 3년 내내 줄어들며 정체가 이어진 상황이다.

골든블루는 위스키 시장이 한계에 부딪히자 지난 2018년 5월 덴마크 왕실의 공식 지정 맥주인 칼스버그의 국내 유통권을 획득하고, 맥주사업에 공식적으로 발을 들여 놓았다. 당시 주류업계는 골든블루가 유통·판매하는 칼스버그 맥주의 성장 가능성을 낮게 평가했었다. 국내에 수입된 지 10년이 넘었지만 경쟁 브랜드인 네덜란드의 ‘하이네켄’을 비롯한 여타 수입맥주들과 비교해 인지도가 워낙 낮았기 때문이다. 또, 위스키 전문업체가 수입맥주를 마케팅 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었다.

골든블루가 국내 유통·판매 중인 칼스버그 맥주. (제공=골든블루)
골든블루가 국내 유통·판매 중인 칼스버그 맥주. (제공=골든블루)

하지만 김동욱 대표는 칼스버그 맥주의 성공 여부가 향후 종합주류기업으로 나아갈 수 있는 중요한 기회라 판단하고, 시장 안착을 위해 적극 애썼다. 마케팅·영업 강화 차원에서 관련 인력 채용은 물론 기존의 맥주영업본부를 지난해부터 사업본부로 격상시켰다. 또, 각종 축제를 비롯한 오프라인 행사 후원과 시음활동, 시즌 패키지 제작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했다. 

김 대표는 지난해 7월 칼스버그 신제품 출시 간담회 자리에서 “칼스버그 맥주의 인지도가 낮지만,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3년 내 수입맥주 브랜드 Top(톱)5으로 올라서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실제 2년 새 칼스버그 맥주의 성과는 돋보였다. 지난해 판매량은 전년보다 85% 급성장했고, 올 1~4월까지도 지난해 동기보다 81% 늘면서 수입맥주 브랜드 ‘톱10’ 진입을 눈앞에 둔 상황이다.  

골든블루는 칼스버그 외에도 벨기에 수도원 에일맥주로 알려진 ‘그림버겐’을 지난해 10월부터 독점 수입·유통하면서 맥주 포트폴리오를 더욱 강화했다. 

이런 가운데, 골든블루는 내달 1일 문경사과를 주원료로 한 고급 증류주 ‘혼’을 공식 출시하고 프리미엄 소주시장까지 진출한다. 

국내 프리미엄 소주시장 규모는 2013년 100억원(업계 추정치)에서 지난해 400억원으로 6년 사이에 세 배가 늘었고, 2022년에는 700억원대의 성장세가 점쳐지고 있다. 과거에는 주로 4050 중장년층이 고급 식당에서 마시는 비싼 술로 인식됐으나, 최근 들어 밀레니얼과 Z세대 등 젊은 층을 중심으로 홈술(집에서 마시는 술)·혼술(홀로 음주)과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 추구)’ 문화 확산에 다양한 술을 경험하고 싶은 니즈(Need) 때문에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골든블루가 6월부터 판매하는 고급 숙성 증류주 ‘혼’ (제공=골든블루)
골든블루가 6월부터 판매하는 고급 숙성 증류주 ‘혼’ (제공=골든블루)

현재 광주요그룹의 ‘화요’가 독주한 가운데, 하이트진로의 ‘일품진로’와 롯데칠성음료의 ‘대장부’가 뛰어들면서 시장규모는 꾸준히 커지고 있다.

혼은 골든블루 위스키 개발자인 이종기 장인이 곡물이 아닌 국산 사과를 주원료로 만든 술로, 3년여 간의 연구·개발을 거쳐 탄생했다. 출고가는 경쟁 제품인 화요(9000원 중반)와 일품진로(8000원 후반)보다 좀 더 높은 가격대로 잡았다. 우선 수도권 중심으로 한정식집과 일식집, 이자카야, 전통주 전문점 등으로 입점한 후 오프라인 유통망을 점차 확대해 인지도를 높인다는 구상이다.  

골든블루 관계자는 “수입맥주에 이어 프리미엄 소주까지 주종을 꾸준히 넓혀 소비자들에게 색다른 주류 경험의 기회를 제공하는 한편, 국내 대표 종합주류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