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이후 실적방어 기대에도 눈치 볼 수밖에 없어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는 추석 대목에도 마음이 편치 않다. 각 LCC는 추석맞이 이벤트를 마련해 코로나19 확산 이후 실적하락을 방어할 요량이었지만, 추석이동제한이 이슈로 떠오르면서 셈이 복잡해졌다. 출석이동제한 이슈는 현재 각 지자체 등에서 권고 수준의 지침으로 일단락된 분위기지만, 대중적인 관심사나 운동으로 번지면 상황은 달라진다.
LCC로서는 추석 전후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증가하면 원인을 제공했다는 비난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내 일부 LCC는 추석 연휴를 맞아 이벤트를 마련했지만, 추석이동제한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추석 이동 제한은 지난달 허윤정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이 “추석의 전면적 이동을 허용할 것이냐의 문제까지 지금은 더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하며 대중적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지난 6일 ‘추석 방역대책’을 발표하며, 국민들에게 추석 연휴 기간 동안 이동 자제를 당부했다. 행정적으로 이동 제한을 강제하기보다 권고를 한 것이다. 강제적인 이동 제한은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에 준하는 조치이기 때문에 신중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맞춰 각 지자체에서는 고향 방문 자제를 당부하며, 봉안시설의 실내 제례실과 유가족 휴게실을 을 폐쇄하는 등 방역조치 강화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9월 들어 1일 235명 이후 3일 195명으로 100명대로 낮아진 뒤 8일 136명, 9일 156명을 기록해 일주일째 100명대를 이어가고 있다.
사실상 LCC들은 추석 연휴를 앞두고 예년과 같은 적극적인 프로모션을 펼칠 수 없는 형국이다.
이러한 가운데, 제주항공은 올해 추석 연휴 기간인 9월30일과 10월4일 각 하루씩 부산-광주 임시편을 총 4회 운항한다.
에어부산은 추석 연휴 기간 김포-부산·울산 노선에 대해 역귀성·역귀경 승객들을 위한 1인 편도 총액 운임 기준 9900원부터 구매할 수 있는 특가를 내놨다.
특히, 에어부산은 추석 이동 제한 등을 고려해 구매 후 소비자가 여정을 변경할 시 수수료를 면제할 계획이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추석이동제한 이슈가 민감한 사안이지만, 그래도 이동하시는 분들에게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며 “소비자들이 예약 후 코로나19 우려로 일정을 변경해도 변경 수수료가 없도록 해 코로나19 상황에 맞췄다”고 설명했다.
제주항공과 에어부산은 이번 프로모션 이외 현재까지 추석 연휴 이벤트를 계획하지 않고 있다. 다른 LCC들도 추석 관련 행사에 대한 소식이 없는 상황이다.
앞서 지난해 추석 연휴 기간(9월12∼15일) 동안 제주항공은 국내선 임시 증편, 윷놀이 이벤트, 추석음식 제공, 사전 주문 기내식 할인 등을 실시했다. 진에어는 추석맞이 경품 제공 행사를, 티웨이항공은 추석맞이 국내외 노선 대상 한 달 특가, 에어부산은 국내선 임시 증편을 하는 등 ‘추석’을 제목으로 한 이벤트를 진행했다.
LCC업계 한 관계자는 “추석이동제한 권고로 (국내선 수요가) 염려스러운 건 사실”이라며 “현재로선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며,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 시스템에 따르면 한 해 최대 성수기인 지난 8월 국내 LCC들의 국내선 수송 여객 인원수는 202만8425명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 174만646명과 비교해 약 16.5% 증가한 수치다.
관련업계에서는 LCC들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국제선 운항이 제한되면서 국내선을 늘린 결과 이 같은 국내선 승객 증가세가 나타난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