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vs 신라, 인천공항 T1 면세점 두고 불꽃경쟁
롯데 vs 신라, 인천공항 T1 면세점 두고 불꽃경쟁
  • 김소희 기자
  • 승인 2020.10.06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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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부터 12일까지 입찰 참가 접수, 13일 본입찰 진행
점유율 1위 위한 화장품·향수 구역 사수-쟁탈전 예고
업계 "2023년까지 공항 입찰 없어, 점유율 확보 총력"
롯데와 신라는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점 입찰을 두고 눈치싸움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사진=연합뉴스)
롯데와 신라는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점 입찰을 두고 눈치싸움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사진=연합뉴스)

롯데와 신라는 두 차례 유찰된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T1) 면세사업권을 두고 치열한 눈치작전을 벌일 전망이다. 이번 인천공항 T1 입찰은 2023년 전 마지막 공항 입찰인만큼, 롯데와 신라는 점유율 확대를 위해 머니게임을 펼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오는 12일까지 T1 면세사업권 입찰 참가신청을 받고, 13일 본입찰을 진행한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인천공항 T1 제4기 면세사업권 입찰은 면세점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차지하려는 롯데와 신라의 각축전으로 압축된다. 이번 입찰이 완료되면 2023년까지 공항 면세사업권 입찰 자체가 없기 때문에 이들 기업은 경쟁에 참여할 가능성이 크다.

이번 입찰경쟁 대상은 △DF2 향수·화장품 △DF3 주류·담배·식품 △DF4 주류·담배·식품 △DF6 패션·기타(이상 대기업 대상 일반 면세사업권) △DF8 전 품목 △DF9 전 품목(이상 중소·중견기업 대상 면세사업권) 등 6개 구역이다. 대업기의 경우, 주류·담배·식품 등 동일한 그룹에 대해선 복수낙찰이 불가하다.

앞서 지난달 22일 진행된 2차 입찰에서 롯데는 2개 구역에 응찰했지만 경쟁입찰이란 조건이 충족되지 않아 사업권을 따내지 못했다. 신라는 당시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이 길어져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내실 다지기에 주력하겠다”며 입찰을 포기했다.

롯데는 지난 2018년 2월 특허수수료 인상 등 비용부담을 이유로 T1 DF1 향수·화장품과 DF5 피혁·패션, DF8 전 품목(탑승동) 등 3개 사업권을 반환했다. 롯데의 시장점유율은 이에 따라 2016년 42%에서 2018년 37%로 낮아졌고, 2위인 신라와 6~7% 차이로 간격이 좁혀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롯데가 국내 1위 수성과 글로벌 1위 도약을 하려면 점유율 확대가 중요한데, 2023년까지 공항 입찰이 없어 사실상 이번이 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 셈”이라며 “때문에 롯데가 주류·담배 외에 화장품·향수, 패션·기타까지 입찰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신라도 이번에 화장품·향수 등 공항 면세사업권을 따내지 못하면 시장점유율 경쟁에서 롯데와 격차가 벌어지는 것은 물론, 3위인 신세계에도 바짝 쫓기게 된다. 신라 입장에선 입찰에 불참하면 인천공항공사의 수의계약 고려 대상에서 배제될 수 있다는 리스크가 있다.

신라는 2008년 인천공항에 입성한 후 화장품·향수를 중심으로 공항 면세점 사업을 키웠다. 신라는 현재 T1과 제2여객터미널(T2), 싱가포르 창이공항, 홍콩첵랍콕공항 등에서 화장품·향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화장품·향수 사업으로 아시아 공항을 제패한 신라가 정말 포기할까란 생각이 든다”며 “신라는 시장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입찰에 참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인천공항 면세점은 매출이 크게 감소했지만, 2019년 기준 매출 2조8000억원을 기록하며 전 세계 면세점 중 매출 1위를 차지했다.

ksh33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