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적극적 안내 필요…고객 스스로도 상품 인지해야"
지난 8월 기준 고객이 찾아가지 않은 보험금 잔액 규모가 11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사들은 고객들에게 안내하더라도 이자 수익을 기대해 보험금을 지연 수령하거나 고객 정보 변경 등으로 보험금 지급에 어려움이 있다고 하소연했다. 전문가들은 보험사가 더욱더 적극적으로 보험금 지급을 안내해야 한다면서도 고객들 스스로 권리를 찾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22일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올해 8월까지 보험금 미지급금 규모는 11조819억원으로 나타났다.
고객이 찾아가지 않은 보험금은 2017년 8조48억원에서 2018년 8조8515억원, 2019년 10조31억원으로 매년 증가했다. 지난 8월 기준 미지급금 잔액 규모는 11조819억원으로 확인됐다.
미지급금 유형별로는 중도보험금이 7조59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만기보험금이 3조434억원, 휴면보험금이 4478억원이었다.
중도보험금은 △축하금 △자녀교육자금 △건강진단자금 △효도자금 △장해연금 △배당금 등 보험계약 체결 후 보험 기간 중 특정 시점에 피보험자가 생존해 있으면 지급하는 보험금이다.
보험사들은 고객들에게 보험금 지급 사유가 발생 시 해당 내용을 안내하고 있지만, 추가수익을 기대하며 수령을 늦춰 미지급 보험금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A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금 지급 사유가 발생하면, 우편이나 메일 등을 통해 고객에게 안내하고 있다"며 "다만, 일부 고객 중 보험금을 찾아가지 않았을 때 발생하는 추가 이자 수익 등을 기대하며 수령을 늦추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또, B 보험사 관계자는 "고객에게 직접 전화하는 등 적극적으로 안내하는 방법도 이용하고 있다"며 "계약 기간 중 고객 정보가 변경되는 상황이 발생하면, 보험사에서 아무리 보험금을 지급하고 싶어도 연락할 방법이 없어 미지급 보험금이 발생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금융당국은 지난 2017년 숨은 보험금 찾기 통합조회시스템을 마련해 고객이 찾아가지 않은 보험금을 찾아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C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사는 고객에게 확정된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았을 때, 안내하고 유지하기 위한 추가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보험금을 빨리 지급하고 싶은 입장"이라며 "고객 정보가 변경되면 이를 파악하고, 안내하기 위해 보험사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보험사가 미지급된 보험금을 고객에게 성실하게 알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면서도, 보험 소비자도 상품에 대한 충분한 인지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배홍 금융소비자연맹 보험국장은 "먼저, 보험사는 고객이 보험금을 찾아가길 기다리기보다는 보험금을 빠르게 수령할 수 있도록 적극적이고 철저하게 안내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지속적인 홍보와 안내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보험 소비자는 스스로 어떤 상품에 가입했고, 보장 시점이 언제인지 확인해야 한다"며 "계약 기간에도 보험 상품에 관한 내용을 꼼꼼히 체크하고 보험사에도 적극적으로 질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