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기지 '밀양 신공장' 투자 2000억원 대폭 늘리며 통큰 결단
진두지휘 중국 광군제 역대 최고 실적…글로벌 시장 공략 강화
삼양식품은 김정수 총괄사장이 반년여 만에 경영 일선에 복귀하면서 글로벌 사업 강화·밀양 신공장 조성 등 미래 성장동력 창출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김 총괄사장 복귀 이후 신속한 의사결정과 빠른 추진력으로 밀양 신공장 투자는 대폭 확대됐고, 중국 광군제에서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김 총괄사장의 복귀로 경영 공백이 빠르게 수습되면서 성장에 탄력을 받고 있다.
김 총괄사장은 지난 3월 법무부의 취업제한 통지를 받게 되면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취업제한 통지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 관련법에 따라 법무부로부터 취업시기가 되면 승인을 받은 후 취업하라는 의미다. 김 사장은 2018년 남편이자 오너인 전인장 회장과 함께 회삿돈 49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됐다. 대법원은 올 2월 판결을 통해 전 회장에게는 징역 3년을, 김 사장에게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다만, 법무부를 통해 별도 취업승인을 받을 경우 예외적으로 취업이 가능하다. 삼양식품은 장기간 오너 부재에 따른 의사결정 문제 등 경영공백을 염려해 법무부에 김 총괄사장의 취업승인 신청서를 제출했고, 법무부는 김 총괄사장의 경영성과와 밀양 신공장을 비롯한 신사업 추진 등 다각적으로 검토해 취업 승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총괄사장은 지난달 비등기임원으로 복귀했고, 삼양식품은 내년 3월 예정된 정기주주총회에서 등기 임원 선임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김 총괄사장은 복귀 첫 무대로 지난달 열린 밀양 신공장 착공식을 택했다. 밀양 신공장은 대표 상품인 ‘불닭시리즈’의 글로벌 진출 강화를 위한 수출전진기지로서, 특히 김 총괄사장이 직접 챙긴 대규모 투자사업이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말 경상남도와 밀양시, 한국주택토지공사와 업무협약을 맺을 당시에는 1300억원을 투자해 2023년까지 2만여평 규모로 밀양 신공장을 조성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김 총괄사장 복귀와 함께 투자액을 2000억원으로 대폭 확대하는 한편, 공사기간도 2022년 초로 앞당겼다. 신공장 투자규모는 삼양식품 지난해 매출액의 37%가량을 차지할 정도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불닭시리즈를 필두로 해외 수출액이 매년 늘어나는 상황에서, 지난해 당시 세운 투자계획으로는 수출물량을 감당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김 총괄사장이 생산라인 증대·최신 물류설비 구축 등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결단을 내려 투자액이 크게 증액됐다”고 말했다.
실제, 올 3분기 기준 삼양식품의 글로벌 매출액은 99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무려 41.1% 증가했다. 핵심 수출시장으로 부상한 미국에서는 코스트코 등 주류마켓 입점을 비롯한 판매처가 대폭 확대되면서 140% 성장했다. 올 1~3분기 합산 글로벌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50%가량 늘어난 2864억원으로, 이미 내수의 2111억원을 크게 앞질렀다.
삼양식품은 김 총괄사장 복귀 이후 가장 큰 수출 대목으로 꼽히는 중국 광군제에서도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알려진 광군제(11월11일) 기간 동안, 김 총괄사장의 진두지휘 아래 온라인 쇼핑몰인 ‘징동’과 ‘알리바바’ 등을 통해 85억원 상당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의 42억원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다. 징동에서는 불닭볶음면이 수입라면 판매 1위에 올랐고, 알리바바에서도 최고의 즉석라면 4위를 기록할 정도로 큰 호응을 얻었다.
삼양식품은 김 총괄사장의 복귀를 발판 삼아 신사업을 중심으로 국내외 시장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김 총괄사장이 다시 경영에 참여하면서, 신공장 설립과 해외사업 강화에 속도가 붙어 경영 효율성이 더욱 배가됐다”며 “불닭떡볶이를 비롯한 성장 가능성이 큰 가정간편식(HMR) 상품을 강화하는 한편, 면류·스낵 등 전 제품군에서 신제품 출시에 더욱 고삐를 당길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