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올해 세계교역량 감소폭 -10%…금융위기보다 위축 '완만'
한은, 올해 세계교역량 감소폭 -10%…금융위기보다 위축 '완만'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0.12.06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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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등 대비 교역량 낮은 서비스업 중심 감소 영향
바이든 신정부 출범·백신 등은 기업 투자심리 긍정적
세계 경제성장률·교역신장률(왼쪽) 및 교역 탄성치 변동. (자료=한은)
세계 경제성장률·교역신장률(왼쪽) 및 교역 탄성치 변동. (자료=한은)

올해 코로나19로 인한 세계교역량 감소폭은 -10% 정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제조업 대비 교역량 낮은 서비스업 중심 감소 영향에 따라 과거 금융위기보다 위축 정도가 완만했다는 진단이다. 미국 바이든 신정부 출범 등과 백신 및 치료제 개발은 향후 기업 투자심리에 긍정적이지만, 최근 중국의 내수전략 변화에 따라 교역량 증가세는 둔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6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해외경제 포커스'에 따르면, 올해 세계교역량은 10%대 감소폭을 나타낼 전망이다. 

한은은 이번 보고서에서 세계교역량 감소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때와 유사한 수준이지만, 이번 성장 위축이 극심했던 점을 고려하면 교역량 위축정도는 성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완만하다고 분석했다. 

실제, 올해 교역 탄성치를 평가할 시 세계경제성장률(-4.4%)이 세계교역 신장률(-10.4%)를 상회하는 수준은 2.5배 내외로, 지난 금융위기 104배에 비해 작은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이런 차이에 대해 과거 금융위기 당시에는 성장 감소(0.1%)는 미미했지만 교역이 -10.4% 감소하면서 탄성치가 컸지만, 올해 코로나19 사태는 제조업에 비해 교역에 미치는 영향이 작은 서비스업 중심으로 타격이 나타난 영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서비스업의 해외투입 비중(주요국 평균 9.5%)이 제조업(26.3%)에 비해 크게 낮은 편이다. 

올해 제조업의 성장기여도(-4% 정도)는 금융위기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서비스업의 성장기여도(-12%)는 금융위기(-3%)의 4배 수준에 달했다. JP모건 통계에 따르면 상반기의 경우 세계 서비스업 기여율은 75% 정도로 금융위기 시(40% 정도)보다 크게 확대됐다. 

반면, 코로나19 초기 금융위기 수준으로 위축된 상품교역량은 지난 6월 이후 빠르게 반등했다. 과거 금융위기 당시 상품교역 감소는 10개월 연속 진행된 뒤 완만하게 개선된 반면, 이번에는 3개월 위축 만에 회복세를 시현했다.

이에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무역기구(WTO) 등 주요 전망기관들은 올해 교역 전망을 일제히 상향 조정했다. 일례로 WTO는 지난 4월 전망에서 올해 상품교역량 감소폭을 -12~-31.9%로 제시했다가, 지난 10월 전망에서는 -9.2%로 수정한 바 있다. 

보고서는 "올해 세계교역은 글로벌 금융위기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위축됐지만, 감염병으로 전례없는 경제활동 중단을 경험한 것에 비해서는 위축 정도가 크지 않았던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미국과 중국 평균관세율(왼쪽) 및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 조치. (자료=한은)
미국과 중국 평균관세율(왼쪽) 및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 조치. (자료=한은)

또, 향후 세계교역 여건은 바이든 신정부 출범에 따라 글로벌 통상환경 불확실성이 다소 완화할 것으로 예측됐다.

우선, 바이든 신정부의 경우 우방국과의 관계 회복 및 다자간 교역체제 복원 등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고서는 바이든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부정적이었던 WTO의 다자무역체제의 유효성을 일부 인정하고 있으며, CPTPP(환태평양 경제동반자협정) 복귀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신정부 출범 이후 글로벌 통상환경의 거래비용 상승과 불확실성 증대 등 교역 제약요인이 축소되고, EU에 대한 자동차 관세 위협 중단 등도 기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바이든 신정부 역시 리쇼어링 촉진과 함께 대중 강경기조를 유지하는 데에는 큰 변화를 보이지 않을 것이라는 덧붙였다. 

중국 수출입 GDP대비 비중(왼쪽) 및 첨단제조업 연구개발 투자규모. (자료=한은)
중국 수출입 GDP대비 비중(왼쪽) 및 첨단제조업 연구개발 투자규모. (자료=한은)

이와 함께, 보고서는 중국경제의 견실한 회복에 따른 중간재 수입 확대 등 글로벌 상품교역 개선에도 중국이 내수중심의 성장전략을 강화하면서 글로벌 교역량 증가세는 코로나19 이전보다 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은 지난 10월26~29일 개최된 제19기 5중전회를 통해 2035년까지의 장기목표 및 14차 5개년 경제사회발전계획을 발표하면서 성장전략으로 쌍순환 방식을 새롭게 제시한 바 있다.

보고서는 쌍순환 전략과 관련해 이는 1978년 개혁개방 이후 수출 중심 양적성장 전략의 한계를 벗어나기 위한 질적성장으로의 성장 패러다임 전환의 공식 선언으로, 코로나19 확산 이후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과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등을 감안해 내수 시장 잠재력을 제대로 활용하겠다는 중국 정부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향후 세계교역 여건은 미국 바이든 신정부 출범으로 글로벌 통상환경이 다소 안정화될 것으로 보이며 서비스교역 제약에도 불구하고 상품교역을 중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다만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자국 중심의 GVC 재편이 가속화되고 중국이 내수중심의 성장전략을 추진하면서 세계 교역량 증가 추세는 위기 이전에 비해 다소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swift20@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