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유통업체, 중소·중견기업에 판매수수료 더 부과
대형 유통업체, 중소·중견기업에 판매수수료 더 부과
  • 김소희 기자
  • 승인 2020.12.08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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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규모별 격차 줄고 있지만 중소·중견기업 부담 여전
홈쇼핑 수수료율이 가장 높아…일부업체 전년보다 상승
5대 유통업태 판매수수료(표=공정거래위원회)
5대 유통업태 판매수수료(표=공정거래위원회)

대형 유통업체들이 대기업보단 중소·중견기업에 부과하는 수수료의 비율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규모 간 차이가 줄어들고는 있지만 중소·중견기업이 느끼는 부담은 여전히 큰 실정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백화점·TV홈쇼핑·대형마트·온라인쇼핑몰·아울렛/복합쇼핑몰·편의점 등 6대 유통업체의 주요 브랜드 34개에 대한 서면실태조사 결과를 8일 발표했다.

공정위는 유통업체들이 납품·입점업체들에 부과하는 판매수수료를 조사했다. 이때 판매수수료는 명목수수료(계약서에 명시된 판매수수료의 산술평균)와 실질수수료(실제 수취액을 상품판매액으로 나눈 값)로 나뉜다.

조사에 따르면 실질수수료율은 모든 업태에서 지난해보다 0.2%포인트(p)에서 1.8%p 낮아졌다. 다만 쿠팡(10.1%p), 하나로마트(2.1%p), 롯데마트(1.1%p) 등 일부업체는 실질수수료가 상승했다.

실질수수료율이 가장 높은 업태는 29.1%인 TV홈쇼핑이었다. 이어 △백화점 21.1% △대형마트 19.4% △아울렛/복합쇼핑몰 14.4% △온라인쇼핑몰 9.0% 등 순이었다. 각 업태별 실질수수료율이 가장 높은 브랜드는 △NS홈쇼핑 36.2% △롯데백화점 22.2% △롯데마트 19.8% △뉴코아아울렛 18.3% △쿠팡 18.3% 등으로 파악됐다.

중소·중견 납품·입점업체에 대한 실질수수료율은 모든 업태에서 지난해보다 최저 0.4%p, 최고 2.3%p 낮아졌다. 대기업 납품·입점업체와 중소·중견 납품·입점업체 간 수수료율 격차도 백화점(0.2%p 상승)을 제외한 대부분의 업태에서 최저 0.3%p, 최고 2.8%p 감소했다.

하지만 여전히 중소·중견 납품·입점업체가 부담하는 실질수수료율이 대기업 납품·입점업체에 비해 2.2%p에서 12.2%p 높게 나타났다.

실질수수료율 변동 추이(그래프=공정거래위원회)
실질수수료율 변동 추이(그래프=공정거래위원회)

명목수수료인 정률수수료율도 중소·중견 납품·입점업체가 대기업 납품·입점업체보다 0.8%p에서 4.9%p 높았다.

정률수수료율의 경우 △TV홈쇼핑 33.9% △백화점 26.3% △대형마트 20.0% △아울렛/복합쇼핑몰 18.0% △온라인쇼핑몰 13.6% 등 순으로 조사됐다. 업태별 정률수수료율이 가장 높은 브랜드는 △롯데홈쇼핑 39.1% △신세계백화점 27.1% △이마트 24.1% △뉴코아아울렛 22.8% △쿠팡 22.5% 등이다.

지난해 대비 정률수수료율은 대형마트(6.9%p)와 아울렛/복합쇼핑몰(0.9%p)에서 하락했고, 온라인몰(0.5%p)과 TV홈쇼핑(0.2%p)에서 상승했다.

공정위는 “실질수수료율이 최근 점진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다. 중소·중견 납품·입점업체가 부담하는 실질수수료율이 작년보다 낮아지고 대기업 납품·입점업체와의 격차도 감소하고 있다”면서도 “TV홈쇼핑의 경우 판매수수료율 수준이 여전히 높은 실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납품·입점업체들은 규모에 관계없이 △판매장려금 △반품금액 △판매촉진비 △물류배송비 △서버이용료 △인테리어비 등을 부담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판매장려금을 부담한 납품업체 수의 비율은 편의점(41.8%)이 가장 많고 그 뒤를 온라인몰(11.3%)과 백화점(5.9%)이 따랐다. 거래금액 대비 판매장려금 금액의 비율은 편의점(1.7%), 대형마트(1.1%), 온라인몰(1.1%), 아울렛(0.5%) 등 순이었다.

반품금액을 부담한 납품업체 수의 비율 역시 편의점(27.6%)이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대형마트(14.4%), 온라인몰(11.9%), 백화점(10.0%) 등으로 나타났다. 거래금액 대비 반품금액의 비율은 백화점이 2.7%로 가장 컸고 대형마트(1.4%), 아울렛(0.6%), 온라인몰(0.5%)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납품업체가 판매수수료 외에 추가로 부담하는 판촉비·물류비·서버료 등의 비용이 거래금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높은 업태는 편의점(6.9%), 온라인쇼핑몰(3.5%), 대형마트(3.1%) 등 순으로 조사됐다. 판촉비는 온라인쇼핑몰(3.1%)이, 물류비는 편의점(4.8%)이, 서버료는 온라인쇼핑몰(0.2%)이 각각 거래금액 중 높은 비율을 보였다.

점포당 인테리어 변경 횟수나 비용은 백화점이 30.2회와 46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아울렛(8.9회, 4100만원)과 대형마트(3.6회, 1200만원)가 따랐다.

공정위는 “온라인쇼핑몰이 중요 유통채널로 부상하는 가운데, 판매수수료율이 낮은 수준이나 판촉비와 서버비 등 다양한 추가비용을 납품업체가 부담하게 했다”며 “부당한 비용전가가 발생하지 않도록 ‘온라인쇼핑몰업자의 불공정거래행위 심사지침’ 등 명확한 법집행 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ksh33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