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가 소비 주축으로 부상하면서 ‘가치소비’가 활성화된 가운데, 유통업계는 이들을 공략하기 위한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유통사들은 비건(vegan, 완전한 채식주의자) 등을 추구하는 소비자를 위한 상품을 내놓는가 하면, 제품과 배송과정에서 불필요한 일회용품 사용을 절감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유통가를 관통한 소비 트렌드 중 하나는 비건·친환경 등을 아우르는 ‘가치소비’다. 특히, MZ세대는 소비하는 데 있어 자신의 신념이나 가치관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글로벌 커머스 마케팅기업 크리테오의 조사 결과, MZ세대의 52%는 ‘친환경·비건 등 자신의 신념과 가치관에 맞는 소비(미닝아웃·meaning out)를 할 것’이라고 답했다.
글로벌 리서치기관 칸타월드패널 조사에서 밀레니얼(46%)과 Z세대(42%)는 ‘사회적 문제에 중요한 역할을 할 용감한 브랜드를 찾는다’고 답했다.
유통업계는 이에 이들을 겨냥한 상품이나 서비스 등을 잇달아 도입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잠실점 6층 식당가에 비건 식당인 ‘제로비건’을 오픈했다고 지난 22일 밝혔다. ‘제로비건’은 쓰레기 배출을 0으로 만들자는 뜻의 ‘제로웨이스트’와 식물성 음식만 섭취하는 채식 단계인 ‘비건’의 의미를 모두 담은 브랜드다. 이곳에선 채식 해장국과 느타리 두루치기, 새송이 강정 등 다양한 비건 메뉴를 맛볼 수 있다.
CU는 이달 초 콩불고기 바질파스타와 단호박 크랜베리로 만든 파스타형 간편식 ‘채식주의 도시락’을 비롯해 무항생제 원재료를 활용한 샌드위치 2종 등을 출시했다. CU는 또 지속가능한 소비를 지향하는 미닝아웃족(族)의 특성을 고려해 간편식 용기도 180일 이내에 자연 분해되는 친환경 패키지를 적용했다.
현대홈쇼핑은 올해 초 접착제 없는 100% 종이 소재 배송박스를 도입한 데 이어, 8월엔 의류상품을 감싸는 폴리백을 친환경 재생원료로 만든 ‘친환경 폴리백’으로 교체했다. 이와 함께 현대홈쇼핑은 못 쓰는 주방용품을 수거·재활용해 만든 ‘친환경 냄비세트’를 선보였다.
신세계백화점이 운영하는 화장품 편집숍 시코르는 지난달 말 구로점에 ‘그린 뷰티 존’을 신설해 친환경 제품만을 한 데 모아 소개하고 있다. ‘그린 뷰티 존’에는 동물성 원료 성분을 배제하고 국내 혹은 해외기관을 통해 비건 인증을 받은 제품, 화학방부제·인공향료·인공색소 등 화학성분을 쓰지 않아 관련기관에서 인증 받은 상품만 진열돼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의 가치소비 트렌드에 부합하는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통해 고객들이 그 동안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차원의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