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보조금 못 받고 성장세 꺾일 수 있어
보조금 혜택을 받을 현대자동차가 국내 테슬라 모델 판매량을 바짝 뒤쫓을 전망이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앞으로 출시될 전기차는 이번 보조금 개편으로 가격 책정에 변동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 올해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개편은 현대차 ‘아이오닉5’와 테슬라 ‘모델 Y’의 가격 결정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두 차량은 올해 1분기 내 국내 출시될 예정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국내 판매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다.
앞서 정부는 지난 21일 차량 가격 구간별로 보조금을 차등 지급하는 내용의 무공해차 보조금 개편 체계를 발표했다. 보조금 개편안에선 9000만원 이상의 전기차는 보조금을 한푼도 받을 수 없다. 6000만원 이상 9000만원 미만 전기차는 보조금의 50%만 준다. 6000만원 미만은 종전과 같이 보조금을 전액 지급한다.
6000만원 미만인 ‘아이오닉’은 701만∼733만원, 기아 ‘니로’는 780만∼800만원의 보조금을 받을 전망이다. 반면 테슬라 ‘모델 S’, 메르세데스-벤츠 ‘EQC 400’ 등 고가의 수입차는 보조금을 받지 못할 수 있다.
아이오닉 5는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처음 적용한 모델로 관심을 받고 있다. 모델 Y는 지난해 초 미국에서 출시돼 7만대 이상 판매된 인기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국내에 처음 공개된다.
테슬라의 준대형 세단인 모델 S의 경우 1억원 이상, 준중형 세단 모델 3은 최대 5000만∼7000만원대인 점을 고려하면 모델 Y의 국내 가격도 보조금 혜택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테슬라의 국내 시장 성장세가 꺾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1만1826대 판매돼 전년 2430대 대비 386.7% 급성장했다. 이 중 모델 3 판매량은 1만1003대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 같은 판매량을 바탕으로 테슬라는 보조금의 40% 이상을 독식했다.
반면 이번 보조금 개편으로 상대적으로 보급형 모델이 중심인 국산차는 국내 시장 경쟁에서 더욱 유리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보조금 개편안을 발표하며 “전기차 가격인하를 유도하고 대중적인 보급형 모델의 육성을 위해 가격 구간별로 보조금 지원기준을 차등화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