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부문 투자, 단기수익 기대 어려워…"화물수익 얻어야"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가 추진하는 비핵심 분야 활로모색은 공염불에 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코로나19 여파로 여객 수요가 줄어든 상황에서 화물 운송을 통한 수익성 극대화는 그동안 좋지 않은 성적을 거뒀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이에 대한 구체적인 해법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앞서 김 대표는 지난 22일 창립 16주년 기념사에서 “항공운송 등 핵심역량이 아니었던 사업 분야에서도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7일 항공정보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제주항공의 화물 운송량은 5882톤(t)으로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중 3위에 그쳤다. 지난해 4분기 가장 많은 화물을 운송한 국내 LCC는 진에어(7678t)였으며 티웨이항공(5964t)이 뒤를 이었다.
이를 두고 관련업계는 제주항공이 화물 운송 부문에서 타사 대비 기재 규모와 함께 영업력 등에서 밀려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은 4분기가 시작된 지난해 10월 국토교통부로부터 여객기 내 화물 운송 사업 허가를 받고 기내 좌석을 활용한 화물 사업을 동시에 시작했다.
당시 제주항공은 태국 방콕 노선을 시작으로 기내 좌석을 활용한 화물 운송을 시작했다. 제주항공은 앞으로 시장 상황에 따라 주변 국가로 기내 화물 운송을 확대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제주항공은 국제선 화물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이후인 지난해 11월 79t의 화물만 수송했다. 반면 같은 달 국제선 기준으로 진에어는 517t, 티웨이항공은 219t을 수송했다. 지난해 12월에도 제주항공은 화물 수송 실적이 141t에 그쳐 진에어(606t)와 티웨이항공(253t)과 최소 100t 이상의 격차를 보였다.
김 대표는 창립기념사에서 차세대 소비자 서비스 시스템(PSS; Passenger Service System) 교체를 위해 정보통신기술(IT) 부문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지만 이 또한 단기 수익성을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앞서 제주항공은 지난해 12월 PSS 운용사로 아마데우스 자회사 나비테어(Navitaire)를 선정하고 예약, 발권, 소비자 불만 처리 등 소비자 서비스 전 부문에 대한 체질개선을 다짐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상황에서 단순 소비자 서비스를 위한 투자를 진행해 당장의 수익을 위한 투자로 보긴 힘들다는 게 관련업계의 중론이다.
제주항공은 김 대표의 창립기념사의 다짐과 달리 화물 운송에 대한 구체적인 확대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또 IT 부문 투자도 소비자 편의를 위한 선제 투자인 점을 고려할 때 코로나19 여파가 줄어 여행 수요 증가만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일주일에 약 1회 정도 기내 좌석을 활용한 화물 운송을 하고 있다”며 “기단 축소 등 지출 비용을 줄이고 화물을 통해 수익을 벌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제주항공은 화물 운송 확대 계획과 함께 여객 수송에도 꾸준히 집중했지만, 수익성에 직결되긴 어려울 전망이다. 저렴한 운임 등으로 수익성 확대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4분기 국내·국제선 여객 136만9584명을 수송하며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을 포함한 전체 국내 항공사 중 가장 많은 여객을 수송했다. 하지만 국내선 여객이 136만57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