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유령면세점' 위기…공은 신세계·현대백화점으로
인천공항 '유령면세점' 위기…공은 신세계·현대백화점으로
  • 김소희 기자
  • 승인 2021.02.16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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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공사, 신세계·현대백화점·경복궁에 임시매장 운영 제안
면세업계, 한도상향·특정지역 방문 후 온라인 구입 허용 등 요구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내 면세구역(사진=연합뉴스)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내 면세구역(사진=연합뉴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T1) ‘유령면세점’ 사태를 막기 위해 꺼낸 롯데·신라 연장운영카드 효과가 이달을 끝으로 사라지는 가운데, 공은 신세계·현대백화점·경복궁(옛 엔타스)으로 넘어갔다. 인천공항공사는 현행법상 롯데·신라의 추가 연장이 불가하자, 신세계·현대백화점·경복궁에 임시매장 운영을 제안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인천공항공사는 면세점 총 6개 구역의 사업자 선정을 위한 시간 벌기에 돌입했다.

인천공항공사는 지난해 2월27일과 9월22일, 10월13일 등 총 3차례에 걸쳐 ‘제4기 면세사업권’ 입찰을 진행했다. 그러나 △DF2 향수·화장품 △DF3 주류·담배·식품 △DF4 주류·담배·식품 △DF6 패션·기타(이상 대기업 대상) △DF8 전 품목 △DF9 전 품목(이상 중소·중견기업 대상) 등 6개 구역은 주인을 찾지 못했다.

인천공항공사는 기존 사업자인 롯데·신라와 ‘제3기 면세사업권’ 특허만료일(지난해 8월31일) 이후인 지난해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6개월간 면세점 연장운영에 합의했다. 

하지만 관세법(182조)상 면세점 특허 연장은 최장 6개월까지만 가능해 더 이상 롯데(DF3)·신라(DF2·4·6)는 해당 구역을 운영할 수 없게 됐다.

상황이 이러하자, 인천공항공사는 신세계·현대백화점·경복궁에 “롯데·신라가 빠지는 구역에서 임시매장을 운영해 달라”고 제안했다. 인천공항공사는 앞서 지난해 7월 롯데·신라 연장운영 협의 당시 “계약이 유지되는 타 사업권 사업자나 4기 입찰에서 선정된 신규 사업자의 참여를 유도하는 방안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임시매장 운영기한은 신규 사업자가 선정되기 전, 5~6개월가량일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는 이달 말경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신세계·현대백화점·경복궁의 임시매장 운영에 대한 특허심사 결과에 따라 운명이 정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면세점 종사자 고용유지 등을 위해 남아 있는 사업자(4기)에 임시매장 운영을 제안·협의하고 있다”며 “아직 사업자를 선정하지 못한 구역에 대한 입찰에 대해선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업계는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정부의 특단의 지원이 있어야 인천공항 면세점은 물론 면세산업 자체가 고사위기에서 조금이나마 숨통을 틀 수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 지난해 국제여객 수 84.2% 감소, 국내 면세점 매출 37.% 감소, 면세업생산지수 148.1포인트 감소 등 면세산업과 관련한 수치는 모두 악화됐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의 여파로 인한 큰 위기 속에서 내수통관 면세품 판매, 제3자 국외반송, 수출인도장을 통한 다회발송 등 다양한 정책적 지원에 숨통이 다소 트였다”면서도 “각국의 출입국 제한이 지속되는 한 어려움은 지속될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추가적인 행정 지원이 절실한 상황으로, 지난해 말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한 면세점 특허수수료 감면 법안의 조속한 처리 등을 기대하고 있다”며 “중국 하이난처럼 미입국 외국인 면세점 역직구 허용, 내국인 면세한도 증가 등 추가적인 대책이 마련된다면 면세업계 위기 극복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하이난 방문 중국인이 본토 복귀 후 180일간 온라인 면세품 구입을 허용한 것처럼, 외국인을 대상으로라도 특정 지역 방문 후 온라인으로 면세품을 구입하고 집에서 받아볼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ksh33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