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는 2021 국회 경제] 배진교 정무위원 "금융사 지배구조 개혁 시급"
[미리보는 2021 국회 경제] 배진교 정무위원 "금융사 지배구조 개혁 시급"
  • 최지혜 기자
  • 승인 2021.03.25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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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책임에도 지주회장 장기연임 문제 지적
가계부채 해결 위해 '과감한 재정 정책' 필요 주장
국회 정무위원회 배진교 정의당 의원. (사진=배진교 의원실)

처음 경험하는 바이러스와의 전쟁 속에 온 국민이 생존을 건 사투를 벌이고 있다. 경제, 사회 각 분야가 겪는 변화는 '급격'이라는 수식어로 표현하기 부족할 정도다. 이런 시대적 상황에 놓인 민심을 대하는 정치권의 어깨가 무겁다. 국회는 금방이라도 얼어붙을 듯한 민심을 녹일 복안을 가지고 있을까? 상임위원들을 만나 올해 계획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배진교 국회 정무위원(정의당)이 올해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을 통한 금융사 지배구조 개혁 필요성을 주장했다. 배 의원은 작년 사모펀드 사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금융지주 회장들이 장기 연임하며 지배구조를 경직화한다고 봤다. 최근 급증하는 가계부채 해결을 위해서는 과감한 재정 정책 추진을 위해 힘쓴다는 계획이다.

Q 최근 정무위원회 활동에서 얻은 성과와 아쉬운 점을 꼽자면?

최근에는 정의당이 줄곧 주장한 이해충돌 방지법을 논의 중이다. 애매한 정부여당 태도로 논의가 질질 끌리고 있지만,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은 자영업자와 중소상공인을 위한 손실보상제 논의를 끌어냈다. 경제민주화 실현을 위해 상당히 중점을 뒀던 공정경제3법도 있다. 같은 시기에 통과된 사회적참사특별법도 세월호 사건과 가습기 살균제 사건 진상규명을 위해 꼭 필요했던 입법이었다. 이 밖에도 은행권 채용 비리자 처벌과 피해자 구제, 상병수당법 등 코로나 대응 복지 3법, 고위공직자 부동산 보유현황 조사 특권과 반칙을 줄이고, 복지와 평등은 늘리는 의정활동에 힘썼다.

하지만 국회가 교섭단체 위주로 운영되다 보니, 초반에는 상임위 일정도 제대로 전달받지 못한 일도 있었다. 국회 일정을 정하거나 논의 과정을 계획하는 데서 늘 배제되는 점은 매우 아쉽다. 애써 설계한 법안이 거대 양당의 당적 이해관계에 따라 후퇴하거나 주저앉을 때도 정말 안타깝다. 특히 재계 입장을 대거 반영한 공정경제3법이 그랬다.

Q 올해 금융업계 현안 중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면?

가계부채 관리와 금융회사 지배구조개혁을 꼽고 싶다. 가계부채는 근본적으로 완전히 해결할 수 있는 과제는 아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가계부채가 1900조원을 넘어섰고 한국경제 붕괴의 뇌관이 될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도 높아지고 있다. 그럼에도 정부의 계속되는 소극적인 재정·금융정책으로 가계부채가 급속히 늘고 있다. 그래서 지속해서 이 문제를 제기할 계획이다.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혁도 시급하다. 작년 금융권 최대 이슈는 사모펀드 사태였다. 정부의 어설픈 규제 완화 정책과 금융사들의 무책임한 상품 판매가 피해자 수만명을 양산했다. 1년이 지난 지금 금융당국으로부터 은행들이 줄줄이 징계를 받았지만 제대로 책임지는 금융지주 회장이 한 명도 없는 상황이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라는 시대적 명제가 금융사에는 적용이 되지 않고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3선 연임 금융지주 회장이 등장하는 등 지배구조가 더 경직화하고 있다. 최근 떠오르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G가 금융업계에 제대로 자리 잡길 바란다.

국회 정무위원회 배진교 정의당 의원. (사진=배진교 의원실)
배진교 의원. (사진=배진교 의원실)

Q 일명 '온라인 플랫폼법(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 법안이 우리 사회에 필요하다고 보는 이유는?

디지털산업이 발전하면서 온라인 유통시장이 급격히 성장했다. 여기에 코로나19로 비대면 소비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온라인 플랫폼 공룡업체들이 등장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 업체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일방적으로 수수료를 올리거나 검색 배열을 조장하고, 광고 상위 노출을 위해 경쟁을 조장한다는 데 있다. 입점 업체에 대한 불공정행위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그 피해는 입점 업체뿐 아니라 소비자에게까지 전가되고 있다.

현행법으로는 플랫폼에 입점한 사업자나 플랫폼을 이용하는 소비자를 효과적으로 보호할 수 없다.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규정이 미비해서다. 이제는 온라인 플랫폼 분야만의 특성을 고려한 법률 제정이 꼭 필요한 시점이라고 본다.

Q 온라인 플랫폼법이 IT 업체에 대한 과도한 규제라는 의견도 있다.

충분히 안다. 하지만 온라인 플랫폼 시장 영향력이 크게 높아진 만큼,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지는 것도 마땅히 해야 할 일 아니겠나.

어떤 배달플랫폼 입점 업체는 늘어나는 플랫폼 수수료와 리뷰 경쟁, 플랫폼 상위 노출을 위한 과다한 광고비 때문에 매출이 늘어도 실제 손에 쥐는 순이익은 없다고 하소연한다. 고객 정보도 플랫폼에서 독점하고 있어 가게 단골이 누군지도 모르는 상황이라서 운영하는 가게가 본인의 가게인지, 플랫폼 가게인지 모르겠다는 소리도 나온다. 그래서 이 법이 현행법으로 보호하지 못하고 규제 사각지대에 놓인 업체와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Q '전금법' 개정안이 다시 논의돼야 한다고 했다. 어떤 부분이 문제라고 생각하나?

최근 핀테크 산업 변화 속도를 제도가 못 따라가고 있다. 법적 근거도 마련하지 못한 상황에서 오픈뱅킹 금융공동망 플랫폼이 전면 개방됐다. 현재 전자지급서비스업에 대한 감시와 감독체계 정비가 필수다.

그런데 문제는 전자금융거래법 개정 방향이다. 현재 발의된 법안에는 세 가지 문제점이 있다. 첫 번째로 이 법안을 보면 준은행업과 준신용카드업을 영위할 수 있는 종합지급결제사업자를 신규로 도입하게 된다. 비금융 사업자임에도 금융업 겸업이 허용된다. 이 경우, 기존 금융법제 면제 특혜라는 형평성 논란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리고 두 번째는 이용자 보호규정이 매우 미흡하다는 거다. 선불전자지급수단 발행업자는 예탁금의 절반만 외부관리 의무화가 있어, 나머지 절반을 업자가 마음대로 운용할 수 있다. 예탁금 환급에 관한 의무조항도 없다. 예를 들어, 선불금액 중 일정액만 쓰고 남은 금액에 대해 환급을 거부당할 수 있다. 5년이라는 소멸시효가 지나면 미청구한 잔액은 사업자에게 자동 귀속돼 버린다.

마지막 세 번째는 중앙청산기관에 개인정보가 과도하게 집적된다는 거다. 빅브라더식 사생활 감시 논란과 헌법에서 보장된 개인의 자기정보결정권 위반 논란도 있다.

새롭게 도입되는 종합지급결제사업자에 대해서 동일기능에 대한 동일규제 원칙을 세우고 금융소비자보호법, 개인정보보호제도 면제 조항을 삭제해야 한다. 또 선불예치금에 대한 계좌보유자 즉시 인출권 및 전액 반환권을 추가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전자지급서비스에 대한 별도 감독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choi1339@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