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격자 피자헛 미니피자 배달앱 서비스, 네고왕·윌라 이색 마케팅
피자업계 양강 체제를 구축한 도미노피자와 피자헛은 최근 1인 피자 카테고리를 만들고 디지털·친환경 마케팅을 강화하며 정체된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는 모습이다. 도미노는 혼밥족 피자 출시와 에코(ECO) 마케팅을 통해 시장을 선도하고, 추격자 피자헛은 미니피자 배달 확대와 네고왕 등 이색 협업으로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도미노와 피자헛은 핵심 소비층인 MZ세대를 겨냥한 다양한 전략을 바탕으로 배달 피자시장 확대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국내 배달 피자시장은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2조원(업계 추정)에 가까운 수준에 머물며 성장이 멈췄다. 치킨·햄버거 등 경쟁 카테고리의 성장과 미스터피자와 같은 빅브랜드의 경영난, 냉동피자를 포함한 가정간편식(HMR) 소비 확대로 정체가 지속된 탓이다.
한국도미노피자(청오디피케이)의 매출액은 2017년 2198억원에서 2019년 2041억원으로 다소 줄다가 지난해 2328억원으로 반등했다. 유한회사인 한국피자헛은 2019년 1157억원에서 지난해 1197억원으로 소폭 상승했다.
◆도미노피자 IT 활용·친환경 캠페인 주도
도미노피자는 성장동력으로 혼밥족과 디지털, 친환경에 중점을 두고 있다. 특히 지난 4월초 2030세대 혼밥족을 위한 1인 피자를 새롭게 선보인 점은 업계에서 신선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스테디셀러인 포테이토 피자 등 인기 메뉴를 1인 가구에 맞춰 가격과 양을 조정해 출시했는데 두 달도 안 돼 이용객 5만명을 넘어섰다. 도미노피자 관계자는 “특수상권을 제외한 전 매장에서 주문이 가능한 높은 접근성이 혼밥족 니즈와 잘 맞아 떨어졌다”고 말했다.
‘고객 경험’에 초점을 두고 디지털과 친환경 마케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인공지능(AI) 채팅 주문 서비스 ‘도미챗’과 배달정보를 실시간 제공하는 ‘GPS 트래커’, 배달 위치를 쉽게 지정하는 ‘도미노 스팟’, 방문 포장 시 차로 직접 배달해주는 ‘도미노 드라이빙 픽업’은 IT기술을 활용한 대표적인 결과물이다. 지난해엔 서울 성균관대 부근 도미노 매장에서 드론과 자율주행 로봇을 활용한 배달 서비스를 선보였다.
도미노는 또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MZ세대를 위해 피자 운반은 물론 다용도로 활용 가능한 보온백 증정, 온라인 주문 시 피클·소스·일회용 포크 제공 여부를 선택할 수 있는 ‘제로 웨이스트 캠페인’ 등을 전개하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서 앞서 나가고 있다.
◆피자헛 1인 가구 공략, 배달 드론 검토
피자헛은 약점으로 지적된 올드한 이미지를 벗고자 MZ세대와의 접점 찾기에 주력하고 있다. 올 2월 유튜브 콘텐츠 ‘네고왕’과의 협업이 대표적이다. 프리미엄 피자 1+1 제공과 키핑 서비스 등의 혜택으로 방송이 나갔던 당시 주말 매출(온라인)은 전주보다 70% 이상 늘었다. 온라인 홈페이지·애플리케이션 회원 가입은 1700% 이상 상승하며 큰 화제몰이를 했다. 이달 23일까지 방송 조회수는 259만여회에 달한다.
이어 2030세대 사용 비중이 높은 지식 콘텐츠 플랫폼 ‘윌라 오디오북’과 연계한 프로모션도 젊은 층의 호응을 얻었다.
피자헛은 또 레스토랑 매장(FCD)에서만 판매했던 8인치(20.3㎝) 1인 피자를 이달부턴 배달 애플리케이션 ‘요기요’에서도 주문 받으며 1인 가구 공략에 나섰다. 8종으로 구성을 다양화하고 주문가격은 6500원으로 부담을 낮췄다. 치킨 메뉴까지 곁들인 1인 전용 ‘마이 박스’도 함께 내놓아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좋단 평가를 얻고 있다.
디지털 사업에선 현재 비대면 배달 드론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친환경 부문은 도미노와 달리 아직 구체적인 사업안은 없다. 피자헛 관계자는 “친환경을 비롯한 ESG 경영 전반에 사회적 책임이 필요한 활동들을 올해 안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