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명가 한섬이 화장품 사업에 도전장을 내민다. 한섬이 패션 외 이종(異種) 사업에 뛰어든 것은 1987년 창사 이후 처음이다. 고객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아우르는 기업으로 거듭나는 동시에 패션 사업에 편중된 사업구조도 다각화하겠다는 포부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패션전문기업 한섬은 오는 27일 럭셔리 스킨케어 브랜드 ‘오에라(oera)’를 출시하고 오프라인 1호 매장를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1층에서 문을 연다고 22일 밝혔다.
‘오에라’는 ‘Zero(0)’와 ‘Era(시대)’의 합성어다. 어느 한쪽으로도 치우치지 않는 피부균형점을 도달함으로써 새로운 시대에 영감을 전달하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한섬이 야심차게 선보인 ‘오에라’의 핵심 경쟁력은 우수한 제품력이다. 제품 기획 단계부터 화장품 개발에 20년간 몸 담으며 글로벌 스킨케어 브랜드의 R&D 연구소 총괄 부사장을 역임한 ‘스벤골라 박사’가 참여했다. 또 기능성 스킨케어 제조 기술이 우수한 ‘스위스 화장품 연구소’와 협업해 제조했다. 로션·스킨·세럼·크림 등 스킨케어 라인은 스위스의 맑은 물과 최고급 원료로 만들어졌고 전량 스위스에서 생산된다.
한섬 관계자는 “화장품은 피부에 가장 먼저 닿는 제품이기 때문에 차별화된 원료와 기술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해 지난해부터 인수합병(M&A)를 통해 차별화된 원료와 기술력을 확보하고, 글로벌 화장품 연구소와도 협업을 진행했다”며 “한섬이 갖고 있는 고품격 이미지를 화장품 사업에 그대로 접목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섬은 에센스·세럼·크림 등 기능성 제품은 물론, 클렌징·선케어·팩 등 20여 종의 스킨케어와 선케어 라인업을 선보일 예정이다. 주요 상품 가격은 20만~50만원대며 최고가 제품은 120만원대다. 대표 제품은 다중 기능성 세럼 ‘캘리브레이터(37만5000원대)’, ‘듀얼-액선 크로노 앰플(59만원대)’, ‘시그니처 프레스티지 크림 50㎖(120만원대)’ 등이다.
‘오에라’는 럭셔리 스킨케어 브랜드란 콘셉트에 걸맞게 고급스럽고 세련된 패키지를 적용했다. 패키지 디자인은 라프레리·시세이도·로레알그룹 등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의 패키지 디자인을 담당하는 미국 디자인 전문업체 ‘모조(MOJO)’와 손잡고 개발했다. 곡선을 살린 감각적인 패키지에 스위스 빙하수의 에메랄드 색상을 적용했다..
한섬은 올해 안에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과 판교점, 더한섬하우스 부산점·광주점 등에 오에라 매장을 선보일 예정이다. 백화점·면세점 등을 중심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내년부터 메이크업·향수·바디&헤어 케어 등 화장품 라인업을 확장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한섬이 화장품 사업에 진출하기로 한 것은 패션을 넘어 소비자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고객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아우르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34년간 한섬이 쌓아온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노하우와 창의적인 감각을 화장품 사업에도 접목시키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기존 패션사업에 편중된 사업구조를 다각화하는 동시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의도도 있다. 특히 화장품 시장 중에 기능성을 강조하는 럭셔리 스킨케어 시장을 정조준한 것은 타임·마인 등 기존 프리미엄 패션 브랜드 운영을 통해 쌓아온 한섬의 고품격 이미지를 화장품 사업에도 이어가기 위해서다.
한섬은 특히, 현대백화점그룹의 유통 역량을 적극 활용해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나설 계획이다. ‘화장품 큰손’ 중국 시장엔 이르면 올해 안에 한섬의 중국 법인(한섬상해)를 통해 진출할 예정이다. 국내외 면세점에도 입점도 추진할 방침이다.
아울러 그룹 내 계열사인 천연 화장품 원료 1위 기업 현대바이오랜드와 협업해 기능성 화장품을 개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한섬 관계자는 “한섬의 강점인 고품격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화장품에도 적용시켜 고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해 나갈 계획”이라며 “앞으로 리빙·식품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추가로 넓혀 국내를 대표하는 ‘라이프스타일 명가’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