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배재훈 대표- 최고실적 달성직후 파업위기 직면…노조-최대주주 사이 '난감'
기업은 CEO(최고경영자)의 능력과 이미지에 따라 완전히 달라진다. 특히 코로나19 시국처럼 위기 시엔 리더의 판단력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CEO의 결정하나로 기업 운명이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신아일보는 <송창범의 CEO주가> 코너를 마련, 한주간의 이슈 CEO를 조명하기로 했다. 지난주 오르막과 내리막을 걸은 CEO를 평가하고 이번주 행보를 관측하는 시간이다. <편집자 주>
굴뚝 기업 탈피를 확실하게 예약한 허태수 GS그룹 회장의 주가는 하늘로 치솟았습니다. 탄소중립으로 위기에 몰렸던 GS는 단숨에 기대감이 높아졌습니다. 반면 역대 최고실적 달성으로 급부상했던 배재훈 HMM 대표의 주가는 파업위기에 몰리며 한순간에 곤두박질쳤습니다.
8월 4주 허태수 회장은 국내 보톡스 1위 기업 휴젤에 관심을 보였던 삼성, SK, 신세계 등을 제치고 인수에 성공했습니다. 그룹 출범 후 처음으로 의료‧바이오 사업에 진출하게 된 것입니다. 배재훈 대표는 해상노조의 단체사직서 위협과 최대주주 산업은행의 뒷짐 대응 사이에 끼어 난처한 상황에 놓였습니다. 파업을 막을 기회는 이제 단 이틀뿐입니다. 9월1일 협상이 마지노선입니다.
◆‘UP’ 허태수- GS칼텍스 의존도 줄이기…4세 후계 경쟁에 다시 ‘불’
허태수 회장의 휴젤 인수는 단순히 바이오 사업 진출만이 아닌 사업구조 다각화와 사업 중심축 변화를 예고한 것으로 풀이됐습니다. 휴젤 인수에 앞서 인디바이오, LSK인베스트먼트 등 바이오 스타트업 발굴기업과 펀드기업에 투자했기 때문입니다. 허 회장은 휴젤 인수 후 “바이오사업 다각화를 미래 신사업을 더욱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실제 허 회장은 지난해 총수 취임 후 GS그룹 실적을 좌우하는 GS칼텍스 의존도를 줄이려는 모습을 보여 왔습니다. 탄소중립 시대에 그룹 자체가 휘청거릴 수 있다는 판단 하에 신사업에 속도를 붙인 것입니다. 그 결과 미래시대 주력 플랫폼으로 지목된 요기요, 메쉬코리아, 펫프렌즈 기업에도 올해 배팅을 결정, 투자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라 시작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안정적이고 보수적 이미지의 GS에서 벗어나 혁신에 속도를 붙이고 있는 허 회장은 추가적으로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나설 것이 확실시 됩니다. 올해 초 전기차충전 사업을 하는 지커넥트 기업에 투자한 만큼 ‘전기차배터리’ 사업 진출에 가장 관심이 모아집니다. 또한 이번 GS의 변화를 실무에서 주도한 허서홍 GS 전무가 부각된 만큼 오너가 4세들의 후계 경쟁도 더욱 뜨거워질 전망입니다.
◆‘DOWN’ 배재훈- ‘난감’ 롤러코스터 탑승…이주 운명 결정
HMM 선장인 배재훈 대표는 난감한 상황입니다. 밑에선 선원들의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고 위에선 기업 주인이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배 사장은 임금협상에서 노조는 물론 최대주주인 산업은행 양쪽 모두를 납득시켜야 합니다.
앞서 배 사장은 2분기 10배가 넘는 영업이익으로 창사 후 최대실적을 달성했습니다, 또 코로나19 속 수출 도우미 역할도 해내며 CEO 주가는 가장 높게 치솟았습니다. 하지만 정작 내부의 불만은 감싸주지 못하면서 하반기 CEO 주가는 반대로 완전히 꺾였습니다. 피로감이 쌓인 노조는 임금 25% 인상과 성과급 1200%를 요구한 상태입니다. 배 사장은 임금 8% 인상과 격려금 300%, 장려금 200% 등을 제안하며 달래기에 나섰지만 역부족으로 보입니다.
이제 운명은 9월1일로 모아집니다. 해상노조가 지난 25일 시행키로 한 단체행동 파업을 보류하고 이날 배 사장과 마지막 재협상을 하기로 결정한 것입니다. 배 사장에게는 기회가 온 샘입니다. 노조안을 수용해 최대주주 설득에 나설지, 아니면 지난해 12월 한차례 파업을 막아냈던 리더십 능력을 발휘할지 이번 주 결정을 해야 합니다. 파업이 강행되면 약 6800억원에 이르는 피해를 입게 됩니다.